미얀마 군부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가택연금된 아웅산수지 국가고문의 구금 기간도 연장됐다.

AP통신은 15일 군 병력과 경찰이 미얀마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에 모인 시위대 1000여 명에게 총을 겨누고 경찰봉으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고무탄과 새총도 동원했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군부는 쿠데타 항의 시위의 중심지인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지난 14일 오후 군 병력 및 장갑차량을 배치했다. 군사정부 최고권력자인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공무원들의 업무 복귀를 이틀 연속 촉구했지만 따르지 않자 급기야 군 병력을 이동시킨 것이다. 이는 시위에 강경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공무원들의 ‘불복종 운동’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미얀마나우는 전했다.

이날 오전 양곤시 중앙은행 근처와 중국대사관 주변, 흘레란 사거리 인근에서 열흘째 쿠데타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가 자주 일어나는 시내 중심부 근처에는 경찰 트럭 수십 대와 물대포 4대가 배치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새벽 1시부터 군정이 차단했던 인터넷은 오전 9시를 기해 다시 접속이 가능해졌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는 한때 전면적인 인터넷 차단이 이뤄졌으며 미얀마 인터넷 접속률이 평소의 14%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넷블록스에 따르면 미얀마에선 이번을 포함해 지난 1일과 6일 등 모두 세 차례 국가 전체적으로 인터넷이 차단됐다.

가택연금된 아웅산수지 고문의 구금 기간은 17일까지로 이틀 연장됐다. 수지 고문이 추가 기소될 경우 항의 시위가 더 격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얀마의 국립병원 의사들부터 시작해 교사와 공무원 등이 출근을 거부하며 쿠데타에 항의했다. 미얀마 교통부의 민간항공청은 “8일부터 많은 직원이 출근을 거부했으며 11일에는 4명의 관제사가 구금됐다”고 발표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