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세계 각국의 재정지출과 금융 지원 규모가 13조달러(약 1경4409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지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 '코로나 대응' 재정지출 1.4경원 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요국 정부가 잇따라 추가 코로나19 경제대책을 내놓은 결과, 관련 재정지출과 금융 지원 규모가 13조달러를 돌파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0월 말 집계한 세계 코로나19 관련 재정지출 및 금융 지원 규모는 약 12조달러였다.

이후 지난 8일 일본 정부가 73조6000억엔(약 788조원·정부 재정지출 규모는 40조엔) 규모의 추가 경제대책을 결정했고, 21일에는 미국 의회에서 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통과되면서 전체 규모가 13조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그룹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아시아, 유럽 등 34개국의 재정지출 총액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까지 상승했다. 6월 말 3.9%에서 반년도 안 돼 1.1%포인트 뛰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기록한 1.6%에 비해서는 세 배 이상이다.

막대한 재정지출 여파로 정부의 빚 부담도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IMF는 내년 선진국의 GDP 대비 정부 채무 비율이 12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 비용 지출로 인해 GDP 대비 주요국의 정부 채무 비율이 124%를 기록한 2차 세계대전 직후(1946년)의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비중은 89%였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선진국의 정부 채무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증가한 기업채무와 함께 중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네 차례의 부양책을 통해 4조달러를 쏟아붓는 미국의 재정지출 규모가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가장 크다. 일본은 세 차례 코로나19 경제대책을 통해 2조4000억달러를 투입한다. GDP 대비 재정지출 비중이 48.9%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다.

독일과 영국은 각각 GDP 대비 39.1%와 25.8%에 달하는 1조5000억달러, 7000억달러의 재정을 투입한다. 반면 일찌감치 코로나19를 수습한 중국의 재정지출 규모는 9000억달러로 GDP의 5.9%에 불과하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같은 대규모 재정지출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국의 경제대책은 주로 코로나19로 위협받는 고용과 소비 수준을 유지하고 중소기업의 자금을 지원하는 데 맞춰져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해 1인당 최대 600달러의 2차 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휴업 중인 기업의 종업원 급여 80%를 보조하는 대책을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했다. 독일과 프랑스도 정부의 영업 정지 요청을 받아들인 기업과 음식점에 매출의 상당 부분을 보전하기로 했다. 독일은 이를 위해 100억유로(약 14조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추가된 경제대책에는 코로나19를 수습한 이후의 경제 재건 방안이 대거 포함된 게 특징이다. 주요국의 재정지출 규모가 늘어난 원인이기도 하다. 유럽연합(EU)은 11일 폐막한 회담에서 7500억유로 규모의 부흥기금 운용을 내년 초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은 탈석탄사회 실현과 디지털화 추진, 독일은 전기자동차 구입 장려와 같은 지구온난화 대응과 디지털화에 예산을 중점 편성했다. ‘녹색 산업혁명’을 내세운 영국은 120억파운드(약 18조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25만 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