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실명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됐다. 김 교수는 이후 피해자 이름을 삭제했다. 김 교수는 ‘조국 백서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김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 비서의 손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4년간 지속적인 성추행 괴롭힘을 당해 왔다고 주장한 여성이 쓴 편지인데 어떻게 읽히느냐”고 적었다. 손편지에는 박 전 시장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김 교수는 “여당의 장관 후보자들은 박 전 시장 관련 사건을 ‘권력형 성범죄’라고 규정했다”며 “시민 여러분의 판단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처음 올린 손편지 사진에는 피해자의 실명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으나 이후 이름이 보이지 않게 지웠다.

김 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실명이 올라간 이미지는 알자마자 즉각 수정했다”며 “중요한 것은 편지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편지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난 9월 페이스북에 ‘고 박원순 시장 비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란 제목의 글도 올린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을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진상을 알고자 하는 한 시민으로 표현했다. 김 교수는 “이제는 명확한 설명을 ‘직접’ 해야 하는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하기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억측과 2차 가해라는 정체불명의 개념 그리고 정황적 반증을 정리하는 것이 종지부를 찍는 일”이라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