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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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사이 중국 위안화 가치가 10% 가까이 뛰었다(달러 대비 위안화 하락). 달러 약세가 지속하는 데다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면서다. 일각에서는 내년 역시 위안화 강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달러 당 6위안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위안화 강세는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저하해 중국 당국이 강세 흐름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17일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27일 달러당 7.1316위안까지 올랐던 인민은행 고시환율(기준환율)은 지난 9일 6.5311위안으로 하락했다. 같은 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환율은 장중 달러당 6.5위안선 밑으로 내려가면서 2018년 6월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가장 높았다. 위안화 환율이 내려갔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가 올랐다는 뜻이다.

위안화 초강세의 배경에는 달러 약세 흐름,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글로벌 자본 유입 등이 자리잡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세계 펀드들은 올해 중국 주식과 채권 보유량을 30% 이상 늘렸다. 수익률이 높아서다. 현재 중국 정부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3%가량으로 0.90%가량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보다 훨씬 높다.

코로나19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제로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려는 미국과 통화 정책 정상화에 나서려는 중국 간의 정책 차별화도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위안화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전반적 기대감도 중국 투자 흐름을 강화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위안화가 10% 가량 추가로 정상돼 환율이 달러당 6위안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3년 이후 거의 30년간 환율이 달러당 6위안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핫머니가 대량으로 유입되던 2014년에 환율이 달러당 6위안 선까지 바짝 근접한 적이 있을 뿐이다.

이 금융사 류리강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다른 곳보다 더 많은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외국 돈의 '홍수'가 위안화 표시 자산을 쫓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그룹 외에도 여러 투자기관이 위안화 추가 강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도이체방크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각각 내년 말까지 환율이 달러당 6.20위안, 6.30위안까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는 중국의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이를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내수 확대에 초점을 맞춘 쌍순환(이중 순환) 경제 발전 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지만 최근 수개월간 중국은 코로나19 여파로 급증한 수출 덕을 봤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위안화 흐름이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중국 당국의 전략적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른 우선순위 정책들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국은 급속한 위안화 가치가 너무 오르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송렬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