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플먼트
브플먼트
‘1마일(약 1.61㎞) 거리용 의류’라는 뜻의 ‘원마일웨어’가 인기다. 무릎이 튀어나온 회색 ‘추리닝’(트레이닝복을 부르는 말)에 낡은 슬리퍼를 상상한다면 틀렸다. 요즘엔 집에서 또는 집 근처에 나갈 때도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럽게 멋스러운 원마일웨어를 입는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원마일웨어가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올해 패션업계는 ‘원마일웨어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안하게, 개성 넘치게

원마일웨어는 ‘라운지웨어’라고도 불린다. 라운지웨어는 호텔, 공항의 라운지처럼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서 입는 옷을 말한다. 집 안에서는 홈웨어로, 집 밖에서는 편안한 외출복으로 변신한다. ‘집콕’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패션 브랜드들은 개성 있는 원마일웨어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빈폴
빈폴
가장 쉽게 원마일웨어를 입는 방법은 위아래 한 벌로 나오는 ‘셋업 트레이닝복’을 고르는 것이다. 신축성이 좋고 품이 넉넉한 트레이닝복은 집 안에서는 물론 집 앞 가까운 곳에 나갈 때 입기에도 좋다. 최근엔 조거 팬츠와 후드 티셔츠 등 다양한 디자인의 셋업 트레이닝복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위아래 색상이 다른 옷을 입는 것도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에 외투 하나만 걸치면 외출복으로도 손색이 없다.

원마일웨어를 내놓은 대표적 브랜드는 여성복 ‘쥬시꾸뛰르’, 영국 브랜드 ‘닥스’,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 등이다. 쥬시꾸뛰르는 벨벳, 니트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트레이닝복 신제품을 내놨다. 스커트, 조거 팬츠, 후드 티셔츠, 스웨트 셔츠, 집업 재킷 등 여러 제품 중 원하는 제품을 조합해 세트로 입을 수 있다.

리스
리스
닥스의 라운지웨어 컬렉션은 네이비, 그레이 등 부담 없는 색상으로 나온 것이 특징이다. 남성들이 선호하는 후드 점퍼, 집업 점퍼, 스웨트 셔츠, 저지 밴딩 팬츠 등을 선보였다. 헤지스가 올 가을겨울 신제품으로 처음 선보인 원마일웨어 ‘헤지스 애니웨어’도 스웨트 셔츠, 후드 티셔츠, 카디건 등 두루 활용하기 좋은 제품이 많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 ‘브플먼트’는 핑크, 민트, 브라운 등 다양한 색상의 ‘위켄드 조거 팬츠’를 내놨는데 5차 재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파자마도 외출복으로…

잠옷으로 입었던 파자마 스타일의 옷도 요즘엔 원마일웨어로 즐겨 입는다. 통이 넓은 밴딩 바지와 동일한 색상, 패턴의 상의는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 패션’이 된다. 올해 10~30대 사이에선 집 안에서 파자마 차림으로 소박하게 파티를 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하는 게 유행하기도 했다.

자주
자주
최근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자주’의 파자마 세트였다. 체크, 스트라이프, 물방울 등 다양한 무늬의 파자마가 수차례 재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오가닉 코튼을 사용하거나 옷의 봉제선을 줄이는 등 피부에 닿는 느낌을 부드럽게 만든 것이 인기 비결이다.

명품 브랜드 중에선 이탈리아의 ‘엠포리오 아르마니 언더웨어’가 여성용 레드체크 패턴 가운과 파자마 세트를 선보였다. 미국 브랜드 ‘띠어리’는 집 안팎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럭스 라운지 캡슐 컬렉션’을 내놨다. 고급스러운 실크 저지 소재를 주로 썼다.
차려 입으면 촌스러워…'원마일웨어'로 동네 한바퀴
중저가 브랜드 ‘갭’은 온 가족이 입을 수 있는 체크무늬 파자마 세트를 출시했다. 홈웨어 위에 툭 걸치고 외출하기에 좋은 중저가 브랜드 제품으로는 ‘미쏘’의 ‘덤블 오버핏 숏 트러커’와 ‘스파오’의 ‘소프트 덤블 집업’ 등이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