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국현 사장(좌), 박종욱 사장(우). 사진=KT 제공
강국현 사장(좌), 박종욱 사장(우). 사진=KT 제공
KT는 11일 2021년도 정기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KT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국내 대표 통신기업(Telco)에서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플랫폼기업(Digico)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B2B 서비스 강화"…기업부문→'엔터프라이즈 부문' 확대

기업간 서비스(B2B) 강화를 위해 기존 기업 부문을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재편했다.

지난달 KT는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한 바 있다. KT는 앞으로 각 지역에 분산된 법인영업 조직과 인력을 통합해 B2B 기업에 보다 입체적으로 솔루션을 제시하고, 서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으로 정보기술(IT)전문가인 신수정 부사장을 보임했다. KT는 "신수정 부사장은 IT부문장 및 KT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역임한 만큼 B2B 고객에 창의적인 디지털혁신(DX·Digital Transformation) 방안을 제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인공지능(AI)·DX융합사업부문도 대폭 강화됐다.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이었던 송재호 전무를 AI·DX융합사업 부문장 및 올초 신설된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로 선임했다. 송 전무는 미디어사업·미래성장사업·빅데이터사업 등을 두루 거친 경험을 통해 디지털혁신 사업모델 발굴에 나선다.

AI·DX융합사업부문 산하에 KT랩스(KT Labs)를 새롭게 선보인다. KT랩스는 '통신' 영역 외 다양한 분야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AI 분야에서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AI컨택센터(AICC) 사업 활성화를 위해 AI·빅데이터사업본부 산하에 AICC사업담당을 신설했다.

그동안 그룹 혁신을 주도했던 미래가치TF는 '미래가치추진실'로 격상했다. 최고경영자(CEO) 직속조직으로 꾸려져 그룹 차원에서 전략 수립과 투자를 맡는다.

KT가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기반이 되는 ABC(AI·BigData·Cloud) 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김채희 상무를 KT그룹의 전략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으로 중용했다. 전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이었던 김채희 상무는 KT AI 사업의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ABC 사업을 추진하는데 컨트롤 타워를 맡게 된다.

광역본부 임원 21명으로 늘려…시장 중심 조직 개편

KT는 시장 중심 조직 개편을 위해 광역본부 체계를 강화했다. 지사 조직을 상권 중심으로 재편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도록 조직을 유연하게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광역본부의 임원을 16명에서 21명으로 늘렸다. 이번 인사를 통해 KT 전체 임원 수는 10% 이상 감소했지만 소비자 서비스를 책임지는 지역 임원은 30% 이상 증가했다.

또 광역본부장을 대부분 전무급(6명 중 5명)으로 배치해 조직의 위상을 높였고, 수도권 지역에 임원을 추가 배치해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경영을 강화했다.

KT는 기술 리더십 기반의 인프라 혁신을 위해 인프라 조직을 강화했다. IT부문에 'IT전략본부'를 신설해 그룹 차원의 플랫폼 경쟁력을 높인다. 또한 사업부서의 IT 밀착 지원을 위해 기존 SW개발단을 'SW개발본부'로 격상시켰다.
송재호 부사장, 김형욱 부사장, 정기호 부사장(왼쪽부터). 사진=KT 제공
송재호 부사장, 김형욱 부사장, 정기호 부사장(왼쪽부터). 사진=KT 제공

사장단 중심 '공동경영' 지속…40대·여성 중심 혁신인사 단행

KT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사장단 중심의 '공동경영'을 지속하는 한편 40대 젊은 인재와 여성 인재를 중용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KT 임원 전체 수는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87명이 됐다.

이번 KT그룹은 사장 2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이 승진했으며, 상무 23명이 신규 임원이 됐다. 특히 KT 신규 임원(상무) 20명 중 50%인 10명이 50세 미만으로, KT 전체 임원의 28.7%가 40대로 조직의 활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이번 인사에서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2명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강국현 신임 사장은 영업 및 마케팅 조직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이끌어 소비자 가치 창출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종욱 신임 사장은 KT가 ABC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과 투자를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강국현, 박종욱 사장은 구현모 대표이사와 함께 사장단(총 3명)을 이루게 됐다. 이로써 구현모 대표이사 취임 이후 시작된 '공동경영'이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강국현 신임 사장은 소비자 중심 경영 강화를 책임지고, 박종욱 사장은 KT가 그룹 차원에서 ABC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맡는다.

또 송재호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김형욱 미래가치TF장, 정기호 나스미디어 대표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송재호 신임 부사장은 IPTV(올레TV)를 중심으로 KT가 국내 대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했다. 김형욱 신임 부사장은 '마음을 담다' 캠페인을 중심으로 소비자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KT를 부각시키고, AI 인재 육성을 주도했다. 정기호 신임 부사장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나스미디어를 국내 디지털광고 강자로 키웠다.

이번 임원인사의 최연소 임원인 최준기 상무(1974년생)는 상무보 2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최준기 상무는 앞으로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을 맡아 KT의 AI 및 빅데이터 사업을 주도한다.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성을 중용했다는 점이다. 전년 여성임원 승진자가 1명에 불과했으나 이번에 3명의 여성이 신규 임원(상무)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KT 여성임원의 비율은 8.1%에서 10.3%(9명)로 두 자릿수가 됐다. 김채희 상무가 전략기획실장, 옥경화 상무가 IT전략본부장, 이미희 상무가 클라우드·DX사업본부장을 맡는 등 여성임원을 요직에 발탁했다.

열정을 갖고 성과를 창출한 경우는 연령에 상관 없이 인사를 통해 보상을 받았다. 이번에 50명이 상무보 및 시니어 마이스터로 승진했는데 정년퇴직을 앞둔 1960년대 초반생 3명이 상무보로 승진했다.

KT는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ABC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며 "소비자와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젊고 새로운 KT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