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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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펀드 사기로 기록될 옵티머스 펀드 사건의 주모자들이 빼돌린 돈이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들이 맡긴 돈 가운데 80% 넘게 사라진 셈이다. 이들은 연 3%대 수익을 주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해놓고 검찰, 금융권, 정치권 출신을 앞세워 치밀한 사기를 벌인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수사당국은 사라진 자금 일부가 로비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의 자금 5151억원 가운데 절반 수준인 2500억원대는 ‘펀드 돌려막기’에 쓰였다. 앞서 가입한 투자자의 돈은 빼돌리고, 이들에게 줄 돈은 새로 모집한 투자자의 자금에서 마련했다는 얘기다. 다른 자금은 여러 비상장 회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사라졌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3년 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자금을 끌어온 뒤 이 같은 ‘폰지 금융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시작했다. 다른 투자자의 돈도 수많은 부실 비상장 업체를 거쳐 증발했다. 추적 가능한 자금은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은 1차적으로 씨피엔에스(2052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등을 거쳐 2차, 3차 비상장 회사 등으로 돌고 돌았다. 옵티머스운용의 김재현 대표(구속)와 정영제 대체투자 대표(잠적), 윤석호 변호사(구속) 등은 이런 복잡한 거래로 투자자 돈을 뒤로 챙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옵티머스 일당은 펀드 사기를 벌이는 과정에서 전관을 대거 동원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고위 관료와 검찰, 정치권 출신을 내세워 자금 유치 등을 위한 전방위 로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정·관계 로비와 관련한 문건 등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