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유사들이 올 가을 들어 감산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개월째 '수요절벽'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기존에 쌓여 있는 원유 재고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유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지난 봄 생산량을 전년 동기보다 35%가량 줄였다. 이후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조금씩 풀리면서 지난달까지 생산량은 점차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은 다시 원유 재고가 늘어나고, 수요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유가가 급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지난달 25일 배럴당 43달러를 웃돌았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8일 36달러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지금은 40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다른 국가보다 한박자 빠르게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로 원유 수요가 많은 시장이다. 갑자기 확 줄어든 글로벌 원유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에 중국이 큰 역할을 했지만, 정작 중국 정유사들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유사들의 이달 생산량이 지난달보다 최대 10%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개월간 정제 마진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겨울을 앞두고 경유, 항공유, 난방유 등 재고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의 연료 수요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통상 가을은 미국 내 난방유과 디젤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인데, 현재 1억7700만배럴 이상의 재고가 쌓여있어 감산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 정유사들은 여전히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20% 적은 양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일본·한국 정유사들은 지난 7~8월부터 가동률을 또 낮췄다. 데이비드 파이프 아르거스(시장 조사업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U자형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석유 수요는 작년 4분기보다 하루 200만배럴가량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