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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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면서 "8·15 광복절 집회를 허가한 판사를 해임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20만명 가까운 사람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서울시의 집회금지 행정명령에도 재판부가 대규모 집회를 허용해 코로나19 확산을 불러와 사회경제적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낮 12시 기준 총 60명의 확진자가 광화문 집회에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누리꾼들 "잘못된 판결에 책임져라"

이 청원은 21일 오후 5시 59분 기준 19만 9996명으로 정부가 답변을 해야하는 20만명에 거의 도달했다. 21일 오후 6시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청와대 게시판이 시스템 점검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청원을 독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담당 판사의 얼굴과 신상을 밝히며 비난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100명의 시위를 허가해도 취소된 다른 시위와 합쳐질 것이라는 상식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기계적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집회를) 허가해 수도권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했다"며 "판사의 잘못된 판결에 책임을 지는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해당 판결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가 지난 14일 서울시의 광화문 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내린 2건의 집행정지 결정이다.

서울시는 코로나19가 확산할 것을 우려해 광복절에 열리는 집회에 대한 금지 처분을 내렸으나, 이에 반발한 단체 3곳이 법원에 신청한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졌다. 집회 때문에 감염병이 반드시 확산하리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집회 금지 명령이 감염병 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신청인이 애초부터 집회 자체를 금지하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집회 방법 제한을 통한 감염 위험성 감소를 시도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속하라, 해임하라" 코로나로 분노한 시민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는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국민담화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최근 일부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코로나 2차 대유행의 문턱에 이르렀다"며 "당국의 방역 활동을 방해하고 국가의 방역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는 방역 활동을 저해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임의 수사와 강제수사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엄정 조치하겠다"며 "특히 악의적인 방역 활동 저해 행위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7월 말 교회 소모임 금지를 해제한 것이 이번 사태를 일으킨 결정적 실책"이라며 "쿠폰까지 줘가며 여행가라고 권한 것 역시 정부와 여당"이라고 썼다. 진 전 교수는 "방역의 사안을 정치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1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여행 장려 등 코로나19 확산의 요인을 만들어놓고 이제와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된다"며 "조급증이 부른 방역의 실패"라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