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택 피앤이솔루션 대표가 자사가 개발한 사이클러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정대택 피앤이솔루션 대표가 자사가 개발한 사이클러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전기차 시장의 막이 오르며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 소재·장비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2차전지 수요는 2017년 이후 연평균 26%씩 늘어 2025년엔 1190억달러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장비업체인 피앤이솔루션은 2차전지 제조의 후공정에 속하는 ‘활성화 공정’ 장비 제조로 국내에서 독보적 지위를 갖고 있다. 관련 장비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국내 1위 업체다.

‘턴키 공급’에 강점

피앤이솔루션의 주력 제품은 포메이션과 사이클러 장비다. 2차전지 생산 공정은 크게 전극 공정(양극재 및 음극재 등 제조), 조립 공정, 활성화(후공정) 등으로 구분된다. 피앤이솔루션 제품은 2차전지로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 등에 전기가 제대로 주입(활성화)되는지 수명이나 성능을 검사하는 후공정 장비다. 포메이션 장비는 충전을 통해 방전 상태의 전지를 활성화하고, 방전용량을 검사하는 데 쓰인다. 사이클러는 다양한 2차전지의 성능, 수명 검사 및 시험 평가 등에 필요한 장비다.

정대택 피앤이솔루션 대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며 “장비 생산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매입한 경기 평택산업단지 부지에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활성화 공정의 설비를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납품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 장비 간 연결과 제품의 자동 공급을 위한 컨베이어, 크레인 등 물류 설비는 물론 이 같은 공정을 관리·제어하는 시스템까지 고객사에 일괄 공급한다.

해외 시장 공략 본격화

기업 연구원 출신인 정 대표는 2004년 피앤이솔루션을 설립했다. 처음엔 산업용으로 쓰이는 전원공급장치를 생산하다가 2차전지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활성화 장비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는 “일본에서 수입하던 2차전지 장비 가격이 엔화 가치 상승으로 급등하는 것을 보고 국산 장비 개발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국내 3대 배터리 업체(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가 모두 이 회사의 고객사다. 2017년 중국에 합작 생산법인도 세웠다.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 비중도 키우고 있다. 지난해 ‘7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수출 1억달러 달성도 확실시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매출은 1472억원이었다. 정 대표는 “2025년까지 회사 매출을 두 배 이상으로 불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