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158억 '물쓰듯' 쓰고도…스파 임상센터 3년째 개점휴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온천수 끊긴 '온천수 연구센터'
물 공급업체와 계약 사실상 무산
고가 장비 방치…수돗물로 연구
水치료·온천수 화장품 개발 '스톱'
물 공급업체와 계약 사실상 무산
고가 장비 방치…수돗물로 연구
水치료·온천수 화장품 개발 '스톱'
지난 20일 찾은 충남 천안시 성남면의 웰니스스파임상지원센터. 건물에 들어서자 탄산온천수를 활용한 인증·연구 기자재와 제조장비(95대)가 방마다 가득했다. 기업의 화장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들여온 장비인데 이를 사용하는 기업이나 단체는 보이지 않았다. 센터 내부의 불도 꺼져 있었다.
충청남도와 충남테크노파크(충남TP)가 158억원을 들여 건물을 짓고 장비를 들여놨지만, 이용자가 없어 3년째 개점 휴업 상태다. 전국 유일한 온천스파산업 육성기관을 목표로 출발한 이 센터는 부실한 장비 임대계약과 온천수 공급 중단으로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도와 충남TP에 따르면 웰니스스파임상지원센터는 2014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창의산업기술개발 기반구축사업’에 선정돼 2018년 1월 천안 종합휴양관광단지(2413㎡)에 건설됐다. 국비 51억원, 도비 35억원, 시비 35억원, 민자 37억원이 투입됐다. 1층은 39억5000만원을 들여 스파체험시설(장비 79대)을, 2층은 화장품 제조시설(16대)을 갖췄다. 화장품 용기에 액체를 넣는 튜브 충진기와 화장품 믹서기 등 1억5000만원이 넘는 고가 장비를 포함해 대당 3000만원이 넘는 장비만 15대에 이른다.
사업 수행기관인 충남TP는 2018년 2월부터 센터를 운영했지만 2년6개월간 장비 활용률은 평균 20%에 불과하다. 대학 산학협력단 등 외부 기관의 체험장비 이용실적은 10차례, 기업의 임상평가 장비 활용은 8건(7개 기업)에 그친다. 2층 화장품 제조시설에 입주한 임차업체와의 갈등으로 1년 가까이 법정 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계약업체가 장비 외부 반출과 엘리베이터 확장 등을 요구하며 월 700만원의 임대료를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는 게 충남TP의 설명이다.
탄산온천수 공급에도 문제가 생겼다. 충남TP는 2015년 탄산 온천공(溫泉孔) 사용자인 테딘패밀리워터파크와 온천수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17년 테딘패밀리워터파크가 다른 기업에 인수되면서 기존 협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 기업은 지난해 시설 증축공사를 이유로 임상지원센터와 연결된 관로를 차단해 온천수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탄산온천수를 활용한 수치료와 피부 임상연구, 온천수 화장품 개발 사업도 함께 멈춰섰다. 충남TP는 현재 모든 장비에 온천수가 아니라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
오인철 충남도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놓고 고가 장비를 방치하는 건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며 “도와 충남TP가 총체적인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남TP 관계자는 “온천수 공급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증축공사가 끝나면 배관을 다시 연결하기로 협의했다”며 “스파체험시설은 예산을 들여 재활·헬스케어 기능을 추가해 이용률을 높이고, 화장품 제조장비는 법정 소송이 끝나는 대로 임차업체를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충청남도와 충남테크노파크(충남TP)가 158억원을 들여 건물을 짓고 장비를 들여놨지만, 이용자가 없어 3년째 개점 휴업 상태다. 전국 유일한 온천스파산업 육성기관을 목표로 출발한 이 센터는 부실한 장비 임대계약과 온천수 공급 중단으로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도와 충남TP에 따르면 웰니스스파임상지원센터는 2014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창의산업기술개발 기반구축사업’에 선정돼 2018년 1월 천안 종합휴양관광단지(2413㎡)에 건설됐다. 국비 51억원, 도비 35억원, 시비 35억원, 민자 37억원이 투입됐다. 1층은 39억5000만원을 들여 스파체험시설(장비 79대)을, 2층은 화장품 제조시설(16대)을 갖췄다. 화장품 용기에 액체를 넣는 튜브 충진기와 화장품 믹서기 등 1억5000만원이 넘는 고가 장비를 포함해 대당 3000만원이 넘는 장비만 15대에 이른다.
사업 수행기관인 충남TP는 2018년 2월부터 센터를 운영했지만 2년6개월간 장비 활용률은 평균 20%에 불과하다. 대학 산학협력단 등 외부 기관의 체험장비 이용실적은 10차례, 기업의 임상평가 장비 활용은 8건(7개 기업)에 그친다. 2층 화장품 제조시설에 입주한 임차업체와의 갈등으로 1년 가까이 법정 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계약업체가 장비 외부 반출과 엘리베이터 확장 등을 요구하며 월 700만원의 임대료를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는 게 충남TP의 설명이다.
탄산온천수 공급에도 문제가 생겼다. 충남TP는 2015년 탄산 온천공(溫泉孔) 사용자인 테딘패밀리워터파크와 온천수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17년 테딘패밀리워터파크가 다른 기업에 인수되면서 기존 협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 기업은 지난해 시설 증축공사를 이유로 임상지원센터와 연결된 관로를 차단해 온천수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탄산온천수를 활용한 수치료와 피부 임상연구, 온천수 화장품 개발 사업도 함께 멈춰섰다. 충남TP는 현재 모든 장비에 온천수가 아니라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
오인철 충남도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놓고 고가 장비를 방치하는 건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며 “도와 충남TP가 총체적인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남TP 관계자는 “온천수 공급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증축공사가 끝나면 배관을 다시 연결하기로 협의했다”며 “스파체험시설은 예산을 들여 재활·헬스케어 기능을 추가해 이용률을 높이고, 화장품 제조장비는 법정 소송이 끝나는 대로 임차업체를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