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가 대기업?…여전히 '색안경' 쓴 시선들
외식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고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재난지원금 지급까지 맞물리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얼어붙었던 소비심리에 군불을 지피고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달래줄 정부의 각종 지원책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프랜차이즈 업종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남아 있다.

지난달 경기도는 관내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사용처를 ‘연 매출 10억원 미만’이라고 못박았다. 프랜차이즈 직영점포에서는 아예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매출이 독립점포(프랜차이즈를 하지 않는 가게)에 비해 높지만 그만큼 지출하는 비용도 많다. 철저한 위생관리, 엄격한 노무·세무관리, 깔끔하고 정돈된 인테리어와 집기,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기대하는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써야 할 투자금이 상당하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지표는 수익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프랜차이즈 가맹점 평균 매출은 2억7300만원으로 독립점포(1억4100만원)보다 두 배 높았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을 보면 상황이 다르다. 프랜차이즈가 10%(2700만원) 내외로 독립점포 15.3%(22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매출에 비해 격차가 작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정한 매출이란 일괄적인 기준으로 인해 또 다른 소상공인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가맹본부 규모를 따지지 않고 프랜차이즈 직영점포를 모두 배제한 것도 문제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가맹본부의 60%가 연 매출 1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이다. 직영점은 가맹점보다 비용을 더 많이 쓴다. 직영점을 배제한 것은 영세 가맹본부들을 두 번 울리는 처사다.

이런 지자체의 행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앙정부는 직접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에는 연매출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반영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조치다.

프랜차이즈가 대기업?…여전히 '색안경' 쓴 시선들
정부는 늘 프랜차이즈를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봤다. 이전에도 정부 사업 입찰 기회나 지원 대상에서 프랜차이즈가 배제되기 일쑤였다. 상권 젠트리피케이션(높은 임대료로 장기 운영 점포가 철수하는 현상) 대책으로 가장 먼저 입안되는 것도 프랜차이즈 입점 금지다. 프랜차이즈라고 해서 모두 기업형 점포는 아니다. 대다수인 생계형 가맹사업자들에게는 원하는 사업을 할 권리가, 소비자들에게는 익숙한 제품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

박호진 <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