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럭셔리 여성복의 변신…한국인 체형에 맞춘 랑방컬렉션 매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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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향기
한섬 노하우·디자인 접목
'브랜드 인큐베이팅' 전략 적중
10년새 매출 25배↑…580억 돌파
올봄엔 1980년대 스타일 재해석
시스루·망사·트위드 소재에
허리 라인 살린 디자인 내놔
한섬 노하우·디자인 접목
'브랜드 인큐베이팅' 전략 적중
10년새 매출 25배↑…580억 돌파
올봄엔 1980년대 스타일 재해석
시스루·망사·트위드 소재에
허리 라인 살린 디자인 내놔
‘패션의 본고장’ 하면 단연 프랑스 파리다. 파리의 수많은 패션 디자이너 중 코코 샤넬과 함께 19세기 패션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린 인물이 있다. 잔느 랑방이다. 1889년 랑방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선보인 럭셔리 브랜드 ‘랑방’은 세련된 스타일과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패셔니스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다.
랑방의 라이선스 브랜드인 ‘랑방컬렉션’은 국내 패션업체 한섬이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판매 등을 담당하고 있다. 랑방의 감성은 그대로 살리되 소재, 디자인, 사이즈 등을 모두 국내 여성의 선호도와 체형 등을 고려해 제작한다. 이런 전략이 통했다. 랑방컬렉션의 국내 매출은 10년 새 25배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 580억원을 돌파했다.
여성스럽고 우아하게
올봄 랑방컬렉션은 1980년대 스타일에서 착안한 것이 특징이다. 속이 살짝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망사(튤), 트위드(각기 다른 원사를 직조해 구조감을 살린 원단), 실크 등 여성스러운 소재를 주로 썼다. 당시 유행한 볼륨감 있는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랑방컬렉션 상품기획실 관계자는 “1980년대에는 실루엣과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이 유행했다. 여기에 젊은 감각을 더해 재해석한 제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시스루, 실크 등 소재는 물론 허리 라인을 잡아주는 디자인 등으로 여성미를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튤을 2단으로 겹쳐 제작한 A라인 치마 ‘튤 레이어드 밴딩스커트’가 있다. 허리에 밴딩을 넣어 라인을 잡아주면서도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퍼지는 디자인이 특징인 ‘시스루 레이어드 드레스’, 100% 실크 소재를 적용한 ‘플라운스 넥 실크 블라우스’ 등도 인기 상품이다. 플라운스 넥 실크 블라우스는 목 부분에 플라운스(폭이 넓은 주름 장식)를 넣어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면과 울, 알파카를 섞은 ‘브레이드 베스트’도 주력 상품 중 하나다.
한국인 체형에 맞춰 ‘인기’
한섬은 랑방컬렉션이 한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한 비결로 ‘브랜드 인큐베이팅’을 꼽았다. 한섬의 디자인 노하우와 고급 소재에 대한 지식, 과감한 시도 등이 적중했다는 얘기다. 랑방의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한섬 관계자는 “우아한 여성복, 고급스럽고 세련된 브랜드란 이미지가 제품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섬은 2009년 랑방컬렉션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그해 매출은 23억원에 불과했다. 한섬은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유지하되 소재는 편안하게, 사이즈는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제작했다. 팔 길이와 허리둘레를 줄였다.
실용적인 디자인의 옷을 선보인 것도 주효했다. 캐주얼을 선호하는 글로벌 패션 트렌드에 맞춰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상품을 늘렸다. 바지 허리에는 신축성 좋은 엘라스틱 밴드를 넣고, 관리하기 편한 폴리 신소재(타프타) 등을 도입했다. 주요 소비자층인 40~50대를 지키면서 20~30대를 새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캡슐 컬렉션 선호하는 2030 랑방컬렉션은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최신 유행 디자인을 적용한 ‘캡슐 컬렉션’을 간절기용 상품으로 선보였다. 계절이 바뀔 때 최신 유행 상품을 내놓자 젊은 층이 빠르게 반응했다. 2016년 25%였던 랑방컬렉션 20~30대 소비자 비중은 지난해 48%로 높아졌다. 지난해 12월에 출시한 ‘잇원(IT.1)’ 캡슐 컬렉션은 10종의 제품 중 절반인 5종이 ‘완판’되기도 했다. 이 제품을 산 소비자의 60% 이상이 20~30대 젊은 층이었다.
지원진 랑방컬렉션 상품기획실장은 “랑방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브랜드 정체성을 살리는 동시에 국내 소비자 기호에 맞춰 디자인, 실루엣, 소재에 변화를 주기 위해 타임, 마인 등의 디자이너 30여 명을 랑방컬렉션에 투입했다”며 “이런 노력이 판매 확대와 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제품 라인업 확대와 수출을 통해 랑방컬렉션을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가을·겨울 상품부터 제품 생산량을 20% 늘릴 예정이다.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캡슐 컬렉션 출시 일정은 기존 연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올 가을·겨울 캡슐 컬렉션으로는 ‘조거 팬츠’ ‘스포티 탑’ 등 캐주얼한 스타일의 제품을 다양한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랑방의 라이선스 브랜드인 ‘랑방컬렉션’은 국내 패션업체 한섬이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판매 등을 담당하고 있다. 랑방의 감성은 그대로 살리되 소재, 디자인, 사이즈 등을 모두 국내 여성의 선호도와 체형 등을 고려해 제작한다. 이런 전략이 통했다. 랑방컬렉션의 국내 매출은 10년 새 25배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 580억원을 돌파했다.
여성스럽고 우아하게
올봄 랑방컬렉션은 1980년대 스타일에서 착안한 것이 특징이다. 속이 살짝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망사(튤), 트위드(각기 다른 원사를 직조해 구조감을 살린 원단), 실크 등 여성스러운 소재를 주로 썼다. 당시 유행한 볼륨감 있는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랑방컬렉션 상품기획실 관계자는 “1980년대에는 실루엣과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이 유행했다. 여기에 젊은 감각을 더해 재해석한 제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시스루, 실크 등 소재는 물론 허리 라인을 잡아주는 디자인 등으로 여성미를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튤을 2단으로 겹쳐 제작한 A라인 치마 ‘튤 레이어드 밴딩스커트’가 있다. 허리에 밴딩을 넣어 라인을 잡아주면서도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퍼지는 디자인이 특징인 ‘시스루 레이어드 드레스’, 100% 실크 소재를 적용한 ‘플라운스 넥 실크 블라우스’ 등도 인기 상품이다. 플라운스 넥 실크 블라우스는 목 부분에 플라운스(폭이 넓은 주름 장식)를 넣어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면과 울, 알파카를 섞은 ‘브레이드 베스트’도 주력 상품 중 하나다.
한국인 체형에 맞춰 ‘인기’
한섬은 랑방컬렉션이 한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한 비결로 ‘브랜드 인큐베이팅’을 꼽았다. 한섬의 디자인 노하우와 고급 소재에 대한 지식, 과감한 시도 등이 적중했다는 얘기다. 랑방의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한섬 관계자는 “우아한 여성복, 고급스럽고 세련된 브랜드란 이미지가 제품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섬은 2009년 랑방컬렉션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그해 매출은 23억원에 불과했다. 한섬은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유지하되 소재는 편안하게, 사이즈는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제작했다. 팔 길이와 허리둘레를 줄였다.
실용적인 디자인의 옷을 선보인 것도 주효했다. 캐주얼을 선호하는 글로벌 패션 트렌드에 맞춰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상품을 늘렸다. 바지 허리에는 신축성 좋은 엘라스틱 밴드를 넣고, 관리하기 편한 폴리 신소재(타프타) 등을 도입했다. 주요 소비자층인 40~50대를 지키면서 20~30대를 새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캡슐 컬렉션 선호하는 2030 랑방컬렉션은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최신 유행 디자인을 적용한 ‘캡슐 컬렉션’을 간절기용 상품으로 선보였다. 계절이 바뀔 때 최신 유행 상품을 내놓자 젊은 층이 빠르게 반응했다. 2016년 25%였던 랑방컬렉션 20~30대 소비자 비중은 지난해 48%로 높아졌다. 지난해 12월에 출시한 ‘잇원(IT.1)’ 캡슐 컬렉션은 10종의 제품 중 절반인 5종이 ‘완판’되기도 했다. 이 제품을 산 소비자의 60% 이상이 20~30대 젊은 층이었다.
지원진 랑방컬렉션 상품기획실장은 “랑방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브랜드 정체성을 살리는 동시에 국내 소비자 기호에 맞춰 디자인, 실루엣, 소재에 변화를 주기 위해 타임, 마인 등의 디자이너 30여 명을 랑방컬렉션에 투입했다”며 “이런 노력이 판매 확대와 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제품 라인업 확대와 수출을 통해 랑방컬렉션을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가을·겨울 상품부터 제품 생산량을 20% 늘릴 예정이다.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캡슐 컬렉션 출시 일정은 기존 연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올 가을·겨울 캡슐 컬렉션으로는 ‘조거 팬츠’ ‘스포티 탑’ 등 캐주얼한 스타일의 제품을 다양한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