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박사방’ 등 SNS에서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인원이 16일 300명을 넘었다. 경찰은 이날 박사방 운영진 중 ‘부따’라는 대화명을 사용한 강훈 군(18·사진)의 신상을 공개했다. 디지털 성범죄로 신상이 공개된 것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24)에 이어 두 번째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SNS에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거나 해당 영상물을 내려받아 소지한 309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박사방 운영자 조씨를 포함한 43명은 구속됐다. 지난 9일 발표(221명 검거·32명 구속)보다 피의자 수는 88명, 구속 인원은 11명 늘었다. 현재까지 검거된 309명 중 3분의 2가 넘는 224명이 10~20대다. 20대가 130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10대(94명)였다. 이어 30대 68명, 40대 11명, 50대 이상 6명 순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조씨에 대해선 사기, 마약판매 등의 여죄를 추가 수사 중이다. 공범이나 공모 등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은 n번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갓갓’(텔레그램 닉네임)의 추적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갓갓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의 인터넷 주소(IP)는 특정했지만 이후 수사에 별 진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박사방 공범 신상공개심사위원회를 열고 ‘부따’로 활동한 강군의 신상을 공개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근거한 결정이다.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강군의 신상 공개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군의 얼굴은 17일 오전 8시께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피의자를 송치할 때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군은 박사방 회원을 모집·관리하고 범죄 수익금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됐다.

강군을 대리하는 강철구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신상공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정지은/최다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