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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인 15일 오전 6시 7분께 이성욱(38) 씨는 부산 북구 화명 1차 동원로얄듀크아파트 내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에 도착했다가 깜짝 놀랐다.
이 씨는 "제일 먼저 도착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투표소 앞줄이 끝이 보이지 않았다"며 "뜨거운 투표 열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오전 7시 30분께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센텀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도 유권자가 몰리는 바람에 100m가량 줄이 이어졌다.
유권자들은 등산복 차림 장년 부부, 가방 멘 학생, 나들이 가기 전 투표하러 온 가족, 운동복을 입고 슬리퍼를 신은 젊은 유권자 등으로 다양했다.
중장년층 유권자가 많았지만, 20∼30대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한 어르신 유권자는 딸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 투표소에 도착했다.
김모(43·여) 씨는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한데도 꼭 투표하겠다고 하셔서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다리를 다쳐 목발에 의지한 채로 줄을 선 사람도 있었고, 지팡이를 짚고 줄을 선 장년층 유권자도 있었다.

몸이 불편하지만, 가족 부축을 받거나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소중한 권리를 행사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아내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서모(84) 씨는 "눈이 잘 보이지 않지만, 지지하는 정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돋보기를 들고 투표소에 왔다"고 말했다.
제주 부속 섬인 '섬 속의 섬' 추자도와 비양도, 가파도, 우도 등지에서도 섬 안에서 일제히 투표가 진행됐다.
국토 최남단 섬인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주민들은 본섬인 제주도로 나와 투표를 했다.
마라도에는 주소지만 둔 채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주민들이 절반 이상에 달해 섬 안에 투표소가 운영되지 않는다.
마라도에 거주하는 김은영 씨와 김씨의 어머니는 전날 여객선을 타고 10㎞ 떨어진 본섬 제주 대정읍으로 나와 하룻밤을 자고 이날 대정읍사무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내륙의 섬'으로 불리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1리 주민들도 배를 타고 투표소로 나와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은 사전투표를 한 주민을 제외한 4명이 20여분간 배를 타고 오전 9시 10분께 구만리 선착장에 도착, 투표소가 마련된 풍산초등학교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윤연자(76·여) 씨는 "투표는 꼭 해야 해서 매번 배를 타고 와서 투표하고 있다"며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오수희 김재홍 박지호 고성식 변지철 백나용 정경재 나보배 이상학 양지웅 박영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