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디자인 SW'의 힘…코로나 진단키트·신약 개발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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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3D로 가상현실 보여줘
제조업 이어 헬스케어까지…
3D로 가상현실 보여줘
제조업 이어 헬스케어까지…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오상헬스케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미국, 브라질, 이탈리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1월 착수해 한 달 만에 제품을 개발하는 성과를 내기까지 다쏘시스템의 3차원(3D) 디자인 소프트웨어 역할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신약, 백신 개발 등에 활용되는 3D 소프트웨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가상현실을 3D로 보여주는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자동차, 항공, 조선, 스마트시티 등 제조산업은 물론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약개발뿐 아니라 품질관리, 협업, 의료기기 개발 등 코로나19 극복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쏘시스템은 최근 코로나19 연구에 참여하는 모든 학술 연구단체에 관련 솔루션을 6개월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신약 개발 기간 획기적 단축”
다쏘시스템은 2014년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내 ‘바이오비아(BIOVIA)’ 솔루션을 선보였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약의 효능과 양산 가능성, 안전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사노피, 화이자,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세계 상위 25개 제약사를 포함해 200개 이상의 기업이 바이오비아를 쓰고 있다.
바이오비아를 활용하면 신약후보 물질을 찾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 독성을 시험관이나 생체 내에서 파악하기 전에 컴퓨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회사들은 속도가 관건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이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다쏘시스템은 코로나19 연구에 참여하는 모든 학술 연구단체에 관련 솔루션을 6개월간 무상으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다쏘시스템은 신약 개발과 관련한 임상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플랫폼도 갖추고 있다. 환자, 제약사,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임상경험을 클라우드에서 공동으로 수집·관리해 임상연구 진행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다쏘시스템의 플랫폼은 의료기기 생산에도 활용된다. 제품 디자이너, 엔지니어, 부품 생산업체, 공급업체 등을 한 곳으로 연결해주는 ‘3D익스피리언스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다. 의료현장의 실무진이 아이디어를 올리면 전 세계 전문가들이 동시에 협업해 빠르게 제품을 현장에 공급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의료기기 설계나 제조 경험이 없더라도 복잡한 제품을 바로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압병실 설계에도 활용
다쏘시스템은 국내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오상헬스케어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오상헬스케어는 미국, 브라질, 이탈리아 등과 약 1100만 명 분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1월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해 한 달 만에 제품 완성에 성공했다.
2017년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도입한 오상헬스케어는 연구, 개발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 쉽게 활용하게 되면서 빠르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의 품질문서 관리와 인허가 관리 모듈을 활용해 허가신청을 위한 준비기간도 줄였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긴급 수용하기 위한 병원을 짓는 데에도 다쏘시스템의 기술이 적용됐다. 다쏘시스템은 중국 중난건축설계원(CSADI)과 협력해 우한 레이선산 병원의 격리 환경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레이선산 병원은 우한 지역에서 폭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긴급 수용하기 위해 조립식으로 14일 만에 지어졌다.
감염병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선 바이러스 확산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병원을 설계해야 한다. 다쏘시스템은 바이러스 감염 및 확산 경로를 가상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솔루션을 CSADI에 제공했다. CSADI는 이를 통해 환자의 입과 코에서 나온 오염 공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한 뒤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로 병원 내 음압병실을 설계했다.
다쏘시스템은 빠른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사 솔루션과 멘토링 서비스를 일부 스타트업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인도의 스타트업인 이낼리(Inali)는 다쏘시스템이 지원한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제조, 프로토타입 검증 솔루션을 통해 ‘스마트 산소호흡기’를 8일 만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다쏘시스템은 코로나19 이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사한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미래의 상황에서도 민첩하게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환경에서 감염병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방안을 전 세계 보건 관련 기관에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신약, 백신 개발 등에 활용되는 3D 소프트웨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가상현실을 3D로 보여주는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자동차, 항공, 조선, 스마트시티 등 제조산업은 물론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약개발뿐 아니라 품질관리, 협업, 의료기기 개발 등 코로나19 극복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쏘시스템은 최근 코로나19 연구에 참여하는 모든 학술 연구단체에 관련 솔루션을 6개월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신약 개발 기간 획기적 단축”
다쏘시스템은 2014년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내 ‘바이오비아(BIOVIA)’ 솔루션을 선보였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약의 효능과 양산 가능성, 안전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사노피, 화이자,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세계 상위 25개 제약사를 포함해 200개 이상의 기업이 바이오비아를 쓰고 있다.
바이오비아를 활용하면 신약후보 물질을 찾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 독성을 시험관이나 생체 내에서 파악하기 전에 컴퓨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회사들은 속도가 관건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이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다쏘시스템은 코로나19 연구에 참여하는 모든 학술 연구단체에 관련 솔루션을 6개월간 무상으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다쏘시스템은 신약 개발과 관련한 임상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플랫폼도 갖추고 있다. 환자, 제약사,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임상경험을 클라우드에서 공동으로 수집·관리해 임상연구 진행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다쏘시스템의 플랫폼은 의료기기 생산에도 활용된다. 제품 디자이너, 엔지니어, 부품 생산업체, 공급업체 등을 한 곳으로 연결해주는 ‘3D익스피리언스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다. 의료현장의 실무진이 아이디어를 올리면 전 세계 전문가들이 동시에 협업해 빠르게 제품을 현장에 공급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의료기기 설계나 제조 경험이 없더라도 복잡한 제품을 바로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압병실 설계에도 활용
다쏘시스템은 국내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오상헬스케어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오상헬스케어는 미국, 브라질, 이탈리아 등과 약 1100만 명 분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1월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해 한 달 만에 제품 완성에 성공했다.
2017년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도입한 오상헬스케어는 연구, 개발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 쉽게 활용하게 되면서 빠르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의 품질문서 관리와 인허가 관리 모듈을 활용해 허가신청을 위한 준비기간도 줄였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긴급 수용하기 위한 병원을 짓는 데에도 다쏘시스템의 기술이 적용됐다. 다쏘시스템은 중국 중난건축설계원(CSADI)과 협력해 우한 레이선산 병원의 격리 환경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레이선산 병원은 우한 지역에서 폭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긴급 수용하기 위해 조립식으로 14일 만에 지어졌다.
감염병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선 바이러스 확산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병원을 설계해야 한다. 다쏘시스템은 바이러스 감염 및 확산 경로를 가상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솔루션을 CSADI에 제공했다. CSADI는 이를 통해 환자의 입과 코에서 나온 오염 공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한 뒤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로 병원 내 음압병실을 설계했다.
다쏘시스템은 빠른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사 솔루션과 멘토링 서비스를 일부 스타트업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인도의 스타트업인 이낼리(Inali)는 다쏘시스템이 지원한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제조, 프로토타입 검증 솔루션을 통해 ‘스마트 산소호흡기’를 8일 만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다쏘시스템은 코로나19 이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사한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미래의 상황에서도 민첩하게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환경에서 감염병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방안을 전 세계 보건 관련 기관에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