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왼쪽)과 유승재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해 7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서명식을 했다.  한국서부발전  제공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왼쪽)과 유승재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해 7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서명식을 했다. 한국서부발전 제공
한국서부발전은 최근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대책을 수립했다. 발전소 안팎의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방역 대책을 세울 수 있었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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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는 계획예방정비 등 운영 특성 때문에 외부 근로자가 수시로 출입하는 구조다. 이에 서부발전은 통근버스를 분리해 운행 중이다. 발전소 출입 근로자 사무실 및 인근 숙박업소, 음식점 등에 대해선 방역 봉사활동도 시행했다. 직원들 간 식사시간을 분리하는 한편 24시간 비상운영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방지는 물론 서부발전의 가장 큰 책무인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사가 손을 맞잡고 위기를 극복하기로 한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서부발전 노사는 작년 7월 노조 창립기념일을 맞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수년간 지속돼온 경영 위기를 힘을 합해 극복하자는 취지다. 서부발전 노사는 공동 선언을 통해 △안심 일터 만들기 △소중한 일터 지키기 △상생의 일터 키우기라는 3대 추진 방향을 수립한 뒤 관련 과제를 실천하고 있다. 각각의 키워드는 안심, 소중, 상생이다.

본사 및 사업소별로 ‘노사공동 안전공감 토론회’를 열어 안전 최우선 문화 정착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게 대표적인 실천 사례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사회적가치실천위원회 등을 운영해 일터의 안전을 강화하고 지역상생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부발전 노사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지난해 산업재해율을 역대 최저인 0.07%로 끌어내렸다. 적자였던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 문화 정착으로 확보한 인건비 재원을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적극 활용했다.

노사 공동 선언을 통해 경영 위기를 극복한 서부발전 사례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노사관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작년 11월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우수사례 전파를 위한 업무 협약도 맺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올해는 지속가능한 노사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서부발전의 캐치프레이즈대로 ‘국민 행복을 창조하는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부발전을 포함한 한국전력 산하 전력그룹사 경영진이 최근 ‘임금 반납’ 운동에 자율적으로 동참한 것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력그룹사 경영진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월급의 120%를 반납하기로 했다. 향후 1년간 매달 10%씩 월급에서 떼는 방식이다. 처·실장급 직원은 같은 방식으로 월급의 36%(매달 3%)를 내기로 했다. 이렇게 모은 돈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등을 지원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