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프로 스포츠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달 말 대구에서 열기로 했던 프로축구 개막전이 연기된 데 이어 다음달 열릴 프로야구 시범경기도 위태롭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29일 치르려던 대구FC와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홈 개막전을 연기하기로 21일 결정했다.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K리그1 대표자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위중함을 모두 인식하고 있다”며 “대구·경북 지역 연고 팀만 개막전 일정을 추후로 미루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K리그 구단 가운데 대구·경북 연고 팀은 대구FC, 포항 스틸러스, 상주 상무 등 3개 팀이다. 조광래 대구FC 사장은 “선수들도 외출하지 못하고 있어 개막전을 치르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시범경기를 코앞에 둔 프로야구도 일정 연기와 무관중 경기 등 다각적인 해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3월 14일 대구에서 4연전을 시작으로 24일까지 11일간 총 50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만약 강행해야 한다면 무관중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3월 28일 개막할 예정이다. 코로나 사태가 그때까지도 진정되지 않으면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 도쿄올림픽 기간인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정규리그가 일시 중단되는 등 일정 자체가 빡빡하기 때문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