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WC 등 취소 상황에 줄줄이 부담
▽ 5월 부산모터쇼도 벌써 흥행 우려
베이징모터쇼엔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세를 눈으로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매년 약 80만명이 방문하는 아시아 대표 모터쇼다. 당초 오는 4월 21일부터 30일로 예정됐다.
그러나 베이징모터쇼도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확산세 앞에 연기되거나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카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주최측이 일정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4월에는 모터쇼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새롭게 조정되는 모터쇼 개최 일정은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지켜보며 정한다는 설명이다.
중국 내 코로나 19 확진자는 7만명, 사망자는 1700명을 넘어섰다. 대규모 인파를 한 공간에 수용하는 행사 개최를 강행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더욱 확산시킬 우려가 크다. 때문에 베이징 모터쇼를 전후한 행사들도 무더기로 연기된 상황이다.
베이징 모터쇼 직전인 4월 17일부터 19일 사이 열리는 중국 포뮬러원(F1) 그랑프리는 이미 무기한 연기됐다. 더 늦은 5월로 예정된 국제 플라스틱 산업박람회 차이나플라스도 공식 연기됐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지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최 측이 베이징 모터쇼 강행을 고집하긴 어려워진 셈이다.
세계적으로도 방역에 구멍이 뚫릴 우려가 있는 대규모 박람회를 취소하거나 중국을 방문했던 외국인 참여를 제한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오는 24일부터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릴 계획이던 세계 최대의 통신·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33년 만에 처음 행사를 취소했다. 200개국에서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는 MWC에는 중국인도 5000~6000명 규모로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에 MWC에서 새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던 LG전자를 비롯해 인텔, 페이스북, 아마존, 소니 등 굵직한 회사들이 불참을 결정했고, 참석 방침을 유지하는 기업들도 규모를 줄였다. 결국 주최 측인 존 호프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회장은 "MWC 2020을 취소한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국제적 우려와 여행 경보 등으로 행사 개최가 불가능해졌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12일 폐막한 인도 델리 모터쇼는 중국인을 배제한 채 이뤄졌다. 인도 정부가 중국인,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에 비자 불허조치를 취했고 중국 자동차 업계도 중국인 주재원과 대표단 파견을 취소했다. 창청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자동차 업체 부스는 인도 현지 직원들로 운영됐다. 이 외에도 전염 가능성 우려에 불참을 결정한 이들이 많았던 탓에 델리 모터쇼 행사장은 예년에 비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코로나19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내달 18일 수소모빌리티+쇼가 개막하고 4월에는 제주에서 국제전기차엑스포가 예정됐다. 5월에는 부산국제모터쇼도 열린다. 특히 대규모 국제 모터쇼로 발돋움을 하고 있는 부산국제모터쇼 흥행에는 비상이 걸렸다. 올해는 벤츠와 폭스바겐 등 유명 브랜드들이 불참을 선언한데 이어 불매운동으로 홍역을 치른 일본 브랜드들도 참가가 어려운 상황인 탓이다.
부산국제모터쇼 참석을 확정한 수입차 업체는 BMW와 미니, 캐딜락 정도에 그친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볼 차량이 많지 않은데 코로나19 유행으로 전염병 우려마저 높아지며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는 MWC 2020에서 미래차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무대 자체가 사라졌다"며 "BMW는 부산모터쇼에서 뉴5시리즈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인데, 효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