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사상 처음으로 ‘서면 총회’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연중 최대 행사를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경제단체의 행사가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12일 경제계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와 대한상의는 각각 오는 19일, 20일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서면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상공회의소의 의원총회는 기업의 주주총회 같은 최고의사결정기구다. 1년에 두 번 열린다. 이번 의원총회는 새 상근부회장(우태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내정)을 선임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대한상의가 서면 결의로 의원총회를 대체하는 것은 1884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상의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한 장소에 모이는 행사를 걱정하는 의견이 많아 불가피하게 서면으로 안건에 대한 의견을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13~14일 열 예정이던 최고경영자 연찬회를 잠정 연기했다. 연찬회는 경총이 주최하는 연간 행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경총은 25일 정기총회를 어떻게 진행할지도 고민 중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0일 개최할 예정이던 정기총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도 17일로 예정된 정기총회를 서면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기업들도 각종 계획과 행사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3월 이뤄지는 지역전문가 해외 파견을 두 달가량 늦추기로 했다. 지역전문가 제도는 특정 국가에 1년 이상 머물며 현지 문화와 언어를 익히도록 하는 삼성의 해외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LG그룹은 이달 3~14일 할 예정이던 신입사원 단체교육을 연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우한 폐렴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수준으로 확산하고 장기화하면 국내 관광산업 일자리가 최대 7만8000개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도병욱/황정수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