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 지속 /사진=연합뉴스(기사와 무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 지속 /사진=연합뉴스(기사와 무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방송가를 시작으로 공연가에도 번지고 있다. 단발성 공연들이 잇달아 연기, 취소를 결정하는 가운데 불안감 속에서 관객을 맞아야 하는 곳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최선의 조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람 간 전염 사례까지 나오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한 폐렴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내 확진 환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먼저 지상파 3사 음악 방송이 관중 없이 진행된다. 이번 주 KBS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MBC '쇼!음악중심', SBS '인기가요'까지 우한 폐렴 확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방청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관중과 함께 하는 KBS '불후의 명곡', '개그콘서트', '열린음악회'도 공개 방청을 잠정 중단했다.

각종 콘서트와 팬미팅의 취소 및 연기도 잇따르고 있다. 먼저 그룹 젝스키스 출신 강성훈이 오는 14~1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미니 콘서트&팬미팅 '포 유 앤 아이(For You&I)'를 잠정 연기했다. 그룹 엑스원 출신 김우석도 지난달 30일 계획했던 팬미팅 '우석아' 개최를 미뤘다.

이 밖에 가수 태연은 싱가포르 공연을, 그룹 NCT 드림은 마카오와 싱가포르 공연을 연기했다. 공연기획사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와 관객, 스태프들의 안전이 제일 우선 사항"이라며 티켓 구매자에게는 전원 환불 처리 예정이라고 밝혔다. YB도 1일 열 예정이었던 단독 콘서트를 취소했고, 모모랜드도 오는 3월 19일과 21일 일본에서 개최하려던 팬미팅을 잠정 연기했다. 젝스키스도 중국 팬사인회를 계획했으나 이를 미루기로 했다.
'우한 폐렴' 공연계도 긴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한 폐렴' 공연계도 긴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많은 관객들이 일시적으로 몰렸다가 빠져나가는 공공시설의 특성상 우한 폐렴과 같은 전염병은 업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공연업계는 2015년 메르스 사태로 한 차례 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메르스 공포가 극에 달했던 당해 6~7월 두 달간 연극,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나 급감했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뮤지컬 시장이 메르스의 여파로 6년 만에 감소세로 꺾인 사례였다.

우한 폐렴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업계의 근심은 높아지고 있다.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대형 공연장에서 장기 뮤지컬들이 막을 올린 상태이기 때문. LG아트센터 '보디가드',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 '빅 피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레베카',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아이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웃는남자' 등이다.

EMK 뮤지컬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관련 업계 분들의 걱정이 모두 큰 것으로 안다"며 "취소 문의가 가끔씩 들어오기는 하지만 아직 진행 중인 공연 자체가 취소된 상황은 아니다. 개별적으로 불안을 느껴서 취소를 원하시는 경우 기존의 환불 정책대로 적용된다. 아직까지는 우한 폐렴 관련 환불 정책이 따로 논의 중인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지 않을 경우, 공연장 차원에서의 대응이 더욱 중요해진다. 공연장들은 특별 방역 및 손 소독제 비치, 현장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열 화상 카메라 설치 등의 방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공연장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공연장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무아트센터는 손 세정제를 공연장 곳곳에 마련했고, 관객을 응대하는 하우스 어셔와 티켓 배부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기적인 방역을 계획 중에 있으며, 원하는 관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기침방지용냅킨을 진공 포장해 준비했다. 더불어 현재 뮤지컬 '레베카'로 가용 중인 대극장에 한해 열 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추후 새로운 공연이 오르는 시점에 맞춰 중극장에도 열 화상 카메라를 2대, 대극장에도 5대를 추가로 비치할 예정이다.

뮤지컬 '웃는 남자', '빅 피쉬' 등이 오르는 예술의 전당 또한 만반의 대비를 했다. 관계자는 시설 전체에 특별 방역을 진행해 전체 소독을 완료했고, 손 소독기가 기관 내 13대 비치되어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손 세정제를 추가로 준비했으며, 관객 접점 직원들은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한다. 어린이 라운지의 경우 입장 시 체온계로 온도를 측정하고, 열 화상 카메라 비치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다. 단, 오는 6~7일 열릴 예정이던 보스턴 심포니 초청 공연은 취소됐다.

세종문화회관은 특별 방역 외에 티켓 환불 대책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인한 공연 및 전시의 예매 취소에 대해 환불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세종문화회관티켓을 통해 예매한 1월 29일~2월 9일까지의 공연 및 전시 행사에 한하며 당일 취소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관객 불안감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당장 이번 주말에도 진행되는 단발성 공연들이 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열린다. 1일 강릉에서 '미스트롯' 전국투어가 이어지고, 같은 날 부산에서는 김재환의 단독콘서트가 개최된다. 또 2일에는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엑스원 출신 이한결·남도현의 팬미팅이 예정돼 있다.

이들은 모두 변동없이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우한 폐렴으로 인한 직접적인 취소 문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손 소독제, 마스크 착용, 열 탐지기 등 현장에서 가능한 조치를 최대한으로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연계소문|"메르스 재현 막자"…우한 폐렴을 대하는 공연가, 얼마나 달라졌을까?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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