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청소년당원모임 "서울 고교 17곳, 차별·혐오적 교훈…대부분 여고"

정의당 서울시당 청소년당원모임은 13일 서울 지역 고등학교 17곳의 교훈에 차별·혐오적인 표현이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당원모임은 이날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한 달 간 서울시 소재 고등학교 326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17개교가 차별적이며 혐오적인 교훈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당원모임에 따르면 17개 학교 중 14개교는 여고였고, 나머지 3개교는 남녀공학이었다.

교훈 내용을 보면 '아름답게' '아름다워라' 등 아름다움(美)을 요구하는 학교가 12개교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는 '진선미(眞善美)'라는 교훈을 가진 남녀공학도 포함됐다.

나머지 11개교는 여고였다.

이어 교훈에 '순결'을 넣은 학교가 3개교(남녀공학 2곳 포함)였고, '꽃답게'나 '수려(秀麗)'를 넣은 여고가 각각 하나씩 있었다.

청소년당원모임은 "해당 교훈들은 시대착오적이며 구시대적인 발상을 담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교훈 시정을 조속히 요구하고, 중·고등학교를 전수 조사해 시정 조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혁 청소년당원모임 운영위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남고의 교훈은 당차고 힘센 느낌을 담고 있는 반면에 여고의 교훈은 가정적이고 조신한 느낌이었다"며 "이런 교훈은 여성 청소년에게 가부장제와 수동적 여성상을 학습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름답다'는 표현을 외모로만 한정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아름답다'는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가 균형과 조화를 이뤄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는 의미와 더불어 '하는 일이나 마음씨가 훌륭하다'는 뜻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혁 위원장은 교훈에 '아름답다'는 표현이 들어간 학교가 대부분 여고라는 점을 들며 "(해당 교훈들이) 주로 외모적인 부분을 요구한다는 맥락에서 봤을 때 여성에게 아름다울 것을 요구하는, 여성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청소년 당사자들이 제기한 문제라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더 의미가 있다"며 "후속 조치로 교육청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훈 전수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교훈에 '아름답게'는 성차별적 표현…시정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