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용역직 직원들의 직접고용 문제를 두고 분당서울대병원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병원 내 시위를 반대하던 환자와 노조가 몸싸움을 벌여 환자가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의사협회가 노조 측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연대노조 분당서울대병원 분회 책임자와 소속 노조원을 업무방해죄, 상해죄, 폭행죄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분당서울대병원 노조가) 정당한 쟁의행위 범위를 벗어나 환자를 폭행하고 환자 안전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청소와 환자이송, 병동 보조업무 등을 담당하는 파견·용역직 근로자는 1464명이다. 이들 중 443명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이다. 이들은 지난 7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파견·용역직 근로자를 모두 직접고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위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7일엔 원장실에 진입하려는 노조원과 이를 말리는 직원 간 충돌로 간호사 한 명이 넘어져 손목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입었다. 8일에는 “시위 때문에 시끄럽다”며 노조원의 마이크를 뺏은 30대 남성 환자를 노조원 10여 명이 폭행해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고도 있었다.

파업으로 인력이 부족해진 청소, 수술실 관리, 환자 이송 등 업무는 행정직 직원과 외부 아르바이트 직원 등이 맡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중앙 공급실에서 수술 키트를 멸균해 수술실로 옮겨야 하는데 파업 때문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며 “이번주부터 수술을 20%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가 환자 불편을 고려해 다른 직원들이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