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테아 혹은 갈라테이아란 이름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두 번 등장한다. 하나는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가 짝사랑한 바다의 요정, 다른 하나는 피그말리온이 만들어 사랑에 빠지는 조각상이다.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의 일화는 다양한 그림과 조각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그런데 영감이 예술가들에게만 통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요즘 논란의 대상인 ‘리얼돌’은 갈라테아의 현대판 복제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크로아티아 출신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폰 주페(1819~1895)는 ‘아름다운 갈라테아’(1865)라는 오페레타를 썼다. 그의 다른 작품 ‘시인과 농부’, ‘경비병’, ‘보카치오’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는 오페레타 전곡이 공연되는 경우는 드물고, 서곡만 연주되곤 한다. 활기찬 서주, 아름다운 조각상이 모양을 갖춰가는 신비로운 경과부, 피그말리온의 기쁨, 웅장한 왈츠가 이어지는 재미있는 곡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