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로봇 협력 등 MOU 5건 체결
6·25 참전 용사에 '평화의 메달'
한국 대통령의 태국 공식 방문은 2012년 11월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동남아시아 3개국(태국, 미얀마, 라오스) 순방은 신남방정책을 공고히 하는 한편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행보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 한국과 인적교류가 가장 활발한 태국은 아세안 의장국을 맡고 있다.
지난해 한국과의 인적교류가 236만 명에 달했다.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중등학생 13만 명 중 태국인이 4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이 한국어 교원 파견 및 한국어 채택 학교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사상 최대인 141억달러를 달성했다”며 “이는 한국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달려와준 태국 참전 용사들의 희생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의 태국 호위함 수주 등 양국 간 활발한 국방·방산 협력을 평가하고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 군사교류와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태국과의 과학기술 신산업 협력 확대를 강조하면서 “세계 세 번째로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개발한 한국이 태국이 추진 중인 가속기 구축사업에 함께하기를 희망한다”며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문 대통령이 200명 이상의 기업인을 인솔하고 왔다”며 “한국과 철도시스템, 로봇공학 분야 협의서와 양해각서를 서명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한 건의 협정과 다섯 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6·25전쟁 당시인 1952년 ‘폭찹 고지’ 전투에서 중대장으로 활약한 2사단 21연대 아폰 우타까녹 씨(98) 등 6명의 참전용사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의지에 감사드린다”며 “이 메달은 한국 국민을 대신해 전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