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논란에 "아이 문제 안이했던 아버지"
"문재인 정부 개혁임무 완수 위해 노력할 것"
조 후보자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 적선현대빌딩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젊은 시절부터 정의와 인권에 대한 이상을 간직하며 학문 및 사회활동을 펼쳐 왔고, 민정수석으로서는 권력기관 개혁에 전념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제 인생을 통째로 반성하며 준엄하게 되돌아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면서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고 처음으로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고, 기존의 법과 제도에 따르는 것이 기득권 유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라며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저의 불찰로 지금 많은 국민들에게 꾸지람을 듣고 있고, 제 인생 전반을 다시 돌아보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제가 법무부장관으로서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점,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찰하고 또 성찰하여 저의 부족함을 메꾸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새겨듣고 저 자신을 채찍질하겠다”고 돌파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이행하라는 국민의 뜻과 대통령님의 국정철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개인 조국,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도 많지만 심기일전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A4용지 2장에 이같은 소회를 미리 적어와 밝히며, 청문회를 통해 모든 의혹과 궁금증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후보자 본인과 가족들이 검찰이 고소·고발돼 있는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묻자, "검찰에서 법과 원칙, 근거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어진 "한 여론조사에서 법무부 장관에 조 후보자가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절반 가까이 나왔다"는 지적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공인에 대한 비판을 허용해야 한다고 과거에 발언했지만 민정수석 때 후보자를 비판한 사람을 형사고발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공인에 대한 비판은 지금도 허용돼야 된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조작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허용된다고 말한 적 없다"고 했다.
서둘러 발길을 옮기던 조 후보자는 "딸의 부정입학 의혹도 가짜뉴스라고 했는데, 해당 보도를 다 고소할 거냐",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학생들의 촛불집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자녀의 입시 의혹에는 입을 닫은 채 배우자와 자녀가 투자한 사모펀드 10억5000만 원과 가족이 운영한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일정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청문회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27일 국민 청문회를 열겠다는 입장이고, 자유한국당은 3일간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