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임상 제도 만들어달라 요구땐
"시기상조다" 퇴짜 놓기 일쑤
복지부-식약처 업무경계도 걸림돌
박 교수팀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이종장기 이식 개척자다. 하지만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9년 법안 마련 단계부터 진통이 시작됐다. 이종장기 이식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없어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놓여 있을 때였다. 박 교수팀은 보건복지부 등을 찾아 이종장기이식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2012년 초안을 마련했지만 논의는 그대로 멈췄다. 국회 등에서 ‘사람 대상 이식 연구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 법부터 만드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복지부와 식약처 간 모호한 업무 영역 경계도 걸림돌이 됐다. 국내에서 개발한 의약품의 임상 허가는 식약처에서 관리한다. 반면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는 의료기술은 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연구원에서 담당한다. 이종장기 이식은 원재료인 동물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치료다. 박 교수팀은 2014년께 사람 대상 임상 연구 준비를 마치고 식약처를 찾았다. 하지만 “장기이식이기 때문에 복지부에서 관할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시 복지부의 문을 두드렸더니 “동물세포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식약처에서 담당한다”고 했다. 수년간 같은 상황을 반복하다 담당 부처가 정해진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담당 부처가 식약처로 결정됐지만 지난 5월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가 허가 취소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지난 2일 이종장기 이식 연구를 허용하는 첨단재생의료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반전을 맞았다. 박 교수팀은 식약처와 함께 이종이식 임상시험 기준을 마련 중이다. 이종장기 이식 연구의 첫발을 뗀 2004년 이후 15년 만이다. 그동안 정부 예산은 600억원 정도가 투입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