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업은 일반적으로 서적, 전단, 달력, 연하장 등의 제작을 주력으로 한다. 1970년대 이후 40년 가까이 수출로 경제성장에 일조했다. 하지만 이후 원재료 가격 인상과 내부 경쟁, 사업의 영세성 등으로 인해 다수 업체들이 경쟁력을 잃어갔다.

과당 경쟁·재료값 상승으로 수익성↓…생존과 변화의 기로에 선 인쇄업
1969년 42만달러에 불과했던 인쇄물 수출 규모는 1980년 1200만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10년엔 3억7782만달러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이후 수출이 크게 줄었다가 다소 반등해 지난해 2억5000만달러(관세청 발표)를 기록했다.

인쇄업은 서적 출판과 함께 각종 마케팅용 전단 포스터 리플릿을 포함한 상업인쇄물, 산업용 포장재 인쇄물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인쇄 방식은 저렴한 마스터인쇄(경인쇄), 다색상 구현이 편리한 오프셋인쇄, 실크스크린인쇄 등으로 나뉜다.

인쇄업이 사양 산업으로 치부되는 이유는 경영 환경이 열악해진 탓이다. 전체의 93%가 여전히 직원 수 10인 미만 영세업체다. 종이·잉크 등 원재료값 상승과 업체 간 과당 경쟁 등으로 단가와 수익은 하락하고 있다. 하나의 포맷으로 대량 생산하던 인쇄물 소비 추세는 다양화·소량화·개인화되면서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데이터와 정보를 모바일 기기로 소비하는 문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종 특성상 경기 침체에는 매우 민감하다. 기업 및 관공서의 인쇄 주문량이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서울 인쇄업체의 약 70%(5500여 곳)가 밀집한 중구 을지로·충무로 인쇄골목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생사업을 기반으로 창작인쇄산업 거점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조갑준 대한인쇄문화협회 부장은 “무선주파수인식(RFID)과 융합을 추구하는 등 기능형 인쇄와 상업·산업용 인쇄는 여전히 성장 분야이고, 디지털인쇄도 국내 전체 생산량의 10% 미만”이라며 “인쇄업계가 ‘생존’과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