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처음 출시한 한글(에르메네질도 제냐)이 들어간 옷 두 벌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처음 출시한 한글(에르메네질도 제냐)이 들어간 옷 두 벌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처음으로 한글을 넣은 신제품을 전 세계에 내놨다. K팝 열풍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이 브랜드가 109년 역사 동안 한글 의류를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가을 신제품으로 나온 한글 의류 두 벌은 국내와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1910년 시작한 이탈리아 정장 브랜드로, 캐주얼, 스포츠, 액세서리, 향수 등도 만들고 있다. ‘제냐 원단’은 남성복 사이에서 최고급 원단으로 통용되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맞춤복 서비스 ‘수미주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냐에서 결혼 정장을 주문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제냐가 이번에 출시한 한글 의류는 두 벌이다. 봄버(허리까지 오는 항공점퍼) 스타일의 ‘한글 나일론 보머’는 한 벌에 342만5000원이다. 팔과 앞면 등 전체 프린트에 에르메네질도 한글 로고가 크기별로 여러 개 들어가 있다. 한글을 하나의 패턴으로 인식해 프린트해 넣었다. 또 다른 제품은 ‘한글 니트웨어’, 빨간색으로 앞면 하단에 에르메네질도 로고가 한글로 들어가 있다. 가격은 132만원.

에르메네질도제냐코리아 관계자는 “밀라노에서 한식당이 인기를 끌고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최근 이탈리아에서도 K팝 열풍이 불고 있어 한글을 디자인에 활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명품 신제품은 그동안 여러 차례 나왔었다. 에르메스는 올초 신제품 스카프를 보자기를 조각조각 이어 붙인 디자인으로 출시했고, 루이비통은 태극기를 활용해 가방, 트렌치코트, 스카프 등을 제작했다.

지난해엔 라프 시몬스가 ‘아메리카’라는 한글을 넣은 티셔츠, ‘상주곶감’이라고 적힌 백팩을 선보였고 요지 야마모토도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적힌 넥타이를 내놨었다. 샤넬은 2015년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크루즈컬렉션 패션쇼를 열고 한글이 적힌 옷, 한복 스타일의 옷을 대거 선보인 바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