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이 중국의 고기능성 합성고무(EPDM) 반덤핑 수입 규제 대응을 포기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지만 EPDM 사업 중단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중국 상무부의 EPDM 반덤핑 조사 응소장 제출 마감일인 지난 9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중국에 EPDM을 수출하고 있는 미국(4곳)과 유럽(3곳), 한국(3곳) 등 10개 업체 가운데 응소장을 내지 않은 곳은 SK종합화학뿐이다.

EPDM은 강도와 내후성이 뛰어나다. 고강도 반발탄성이 필요한 자동차 범퍼와 온도 변화를 견뎌야 하는 차체 고무 실링 등에 두루 쓰인다. 하지만 자동차 등 전방산업 침체와 공급 과잉 여파로 생산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달 19일부터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배경이다.

국내에선 금호석유화학과 롯데케미칼의 계열사인 금호폴리켐 및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가 각각 연 22만t과 9만6000t의 EPDM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EPDM 등 고무 제품이 주력이다. 반면 SK종합화학은 EPDM 생산 능력이 3만5000t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에틸렌과 벤젠 등 화학 제품이 주력이다.

SK종합화학이 2015년부터 중국 내 합작사(SK닝보)를 통해 EPDM 공장을 가동 중이어서 국내 공장의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SK종합화학 관계자는 “중국으로 수출하는 EPDM은 연 500t으로 전체 생산 능력의 1.4% 수준에 그쳐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EPDM 사업 철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