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땐 현대重 제치고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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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CSSC 소속 조선사의 수주 잔량 합계는 803만CGT(표준환산톤수), CSIC의 수주 잔량은 400만CGT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수주 잔량 1203만CGT로 현대중공업그룹(1030만CGT)을 제치고 단숨에 세계 1위로 올라선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두 회사는 중소형 선박부터 LNG운반선·해양시추선 등 고부가 선박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어 고부가 선박 중심인 국내 조선사 통합보다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CSSC는 선박 건조에 강하고 CSIC는 설계 역량이 커 첨단 선박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이 수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합병 조선사가 전방위 저가 공세에 나서면 국내 조선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조선업계에선 8년간 4조원의 자금을 쏟아붓고도 파산 위기에 몰린 성동조선해양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조선업 개편의 첫 단추로 꼽히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인수는 두 회사 노조의 반대에 막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 통과도 중대 과제로 꼽힌다. 한국조선해양은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등 고객사가 있는 주요 5개국에 심사를 요청했다. 각국 경쟁당국은 매출, 자산, 점유율 등의 기준으로 독점 가능성을 평가한다.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이마바리조선소가 있는 일본, 세계 5위 핀칸티에리(이탈리아)가 있는 EU 등의 심사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중국 조선사 합병도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한국 조선사에 비해 자국 내 물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