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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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화장품 로드숍 업계에 반전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온라인과 면세점 채널 실적 호조, K-POP의 인기에 따른 해외 지역에서의 관심 증가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19일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토니모리는 최근 수출과 면세점 채널에서의 실적 호조와 제조법인인 메가코스K의 가동효율 개선으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토니모리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461억원과 29억원으로 전망한다"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4%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을 예상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였던 19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봤다.

토니모리는 올 1분기 국내 로드숍 매출에서 12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5% 줄었지만 온라인과 면세, 해외 시장에서 각각 38억원, 70억원, 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비율로 따지면 150%, 35%, 45% 증가한 것이다.

특히 해외 수출은 미주 지역과 유럽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져 선진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또한 국내 지하철 매장을 포함한 적자 매장을 순차적으로 정리했고 온라인 사이트 개편, 외국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홈쇼핑 채널 내 소비자 접점을 키운 것도 주효했다.

박 연구원은 "4~5월 수출 역시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올해 토니모리의 매출은 10%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은 올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삼고 총 11개국에 400여개의 매장을 통해 토니모리 제품을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8~9월 홍콩에 2개의 단독매장을 포함해 말레이시아에 1개 단독매장 등 태국, 호주, 멕시코, 베트남, 중앙아시아에도 발을 뻗고 있다.

다른 로드숍 브랜드에도 이와 같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미샤는 원브랜드 정체성 고집을 내려놓고 멀티숍 전환에 속도를 높였다. 서울 이화여대점을 시작으로 일부 미샤 매장을 '눙크(NUNC)'로 전환하고 있다. 눙크는 다양한 제품을 한 장소에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 요구에 맞춰 시세이도, 하다라보, 캔메이크 등 150여개 브랜드에 매장을 열었다.

잇츠한불 잇츠스킨은 오프라인 매장 정리가 한창이다. 점주의 동의가 필요한 가맹점만 놓고 보더라도 2017년 84개였던 매장이 지난해 48개, 올해 1분기 38개로 꾸준히 줄었다. 대신 온라인과 홈쇼핑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온라인 전용 상품 출시 등으로 채널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한때 폐업설까지 돌았던 스킨푸드는 새 주인을 만나면서 재기할 발판을 마련했다. 브랜드 인지도, 제품력 등을 인정받아 사모펀드 파인트리파트너스에 2000억원에 인수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화장품 로드숍은 죽음의 골짜기를 넘는 심정이었다"며 "중저가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늘 있어 왔고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 K-PO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기회가 오는 것 같다"고 했다.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생활산업국제대학 학장인 김주덕 교수는 "2016년도에 우리나라가 화장품 수출 5위국에 오르면서 2022년에 세계 화장품 수출 3위국으로 가자는 목표를 세웠지만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며 "전자나 IT, 자동차뿐만 아니라 화장품도 국가에서 지원해주고 규제를 풀어주면 로드숍들도 해외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