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 리스·할부금융회사, 신기술금융회사 등 96곳을 회원으로 둔 여신금융협회의 차기 회장 경쟁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표권이 있는 캐피털사와 카드사의 표가 갈리는 데다 카드노조 반발 등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신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7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차기 회장을 뽑는다. 이날 회의에선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등 3명의 최종 후보에 대한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인터뷰 직후에는 회추위원 15명의 투표를 거쳐 최종 1명을 뽑기로 했다.

김 전 사장은 금융당국과의 접점이 넓다고 평가받는다.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임 전 상무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뒤 여신금융협회에서 근무했다. 청와대 인사들과 국회 정무위 위원 등 정부 ‘실세’들과 가까워 입법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정 전 사장은 지난 3월까지 하나카드 사장을 지내 업계에 대한 이해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현재 투표권을 가진 회추위원 대부분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세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과의 접점을 넓히길 원하는 캐피털업체들이 김 전 사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의 표는 임 전 상무와 김 전 사장으로 갈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KB국민·하나·비씨카드 근로자들이 소속된 사무금융노동조합이 ‘관료 출신 낙하산 회장을 반대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변수다. 이날 뽑히는 1인은 이달 회원사 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