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신상훈
검찰이 4일 ‘남산 3억원 사건’과 관련,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은 무혐의로 처분했다. 과거사위원회의 권고안과 정반대 수사 결과를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남산에서 3억원의 뇌물을 누가, 왜 받았는지’ 등은 규명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노만석)는 이날 남산 3억원 사건을 재수사한 결과 라 전 회장과 위 전 행장 등 8명을 불기소 처분하고, 신 전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가 수사를 권고한 라 전 회장과 위 전 행장 등은 기소 명단에서 빠졌고, 과거사위가 ‘2010년 신한금융 경영권 분쟁 사태(신한사태)의 피해자’로 규정해 위증 혐의에서 제외한 신 전 사장을 기소한 것이다.

위성호
위성호
검찰은 신 전 사장 기소 배경에 대해 “비서실장들의 위증을 묵인하고, 자신도 위증한 데다 경영자문료의 실체를 왜곡한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2010년 신한사태를 촉발한 이희건 전 신한금융 명예회장의 경영 자문료 15억6600만원에 대해서도 과거사위뿐만 아니라 기존 판결과 반대되는 수사 결과를 내놓았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결과 경영자문료를 신 전 사장이 관리하고 집행했다는 증거가 새로 나왔다”며 “경영자문료는 이 전 명예회장과 무관하게 조성돼 신 전 사장이 상당액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 전 사장 측은 “기존 법원 판결에서 경영자문료가 이 전 명예회장을 위해 조성됐다는 점이 명확하게 나온다”며 “일부 악의적인 진술 때문에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과거사위가 뇌물공여 및 위증 혐의로 수사 권고한 라 전 회장과 위증 혐의로 수사 권고한 위 전 행장에 대해선 증거가 없다며 혐의 없음 처분했다. 신한은행 내부에선 이번 판결로 위 전 행장이 차기 신한금융 회장에 도전할 명분이 생긴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대규/정지은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