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車업계 합종연횡 태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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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 르노에 합병 제안
성사땐 세계 3위 자동차社 탄생
성사땐 세계 3위 자동차社 탄생

○제품·시장 경쟁력 상승 기대

지난해 FCA는 465만 대, 르노는 388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판매량은 853만 대로 늘어 세계 3위를 차지하게 된다. 르노와 연합을 맺고 있는 닛산(568만 대)과 미쓰비시(122만 대)까지 파트너로 참여하면 판매량은 1543만 대로 증가한다. 도요타(1063만 대)를 제치고 세계 1위 연합이 되는 것이다.
FCA와 르노가 합병하면 합병 회사는 중저가~럭셔리 세단, 레저용 차량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게 된다. FCA는 피아트, 마세라티, 알파로메오 등 이탈리아 브랜드와 크라이슬러, 지프, 램, 닷지 등 미국 브랜드를 갖고 있다. 르노에는 르노, 다치아, 아브토바즈, 르노삼성이 있다.
주력 시장도 다양해진다. FCA는 현재 미국과 남미, 유럽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르노는 유럽과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합병 회사의 매출이 1700억유로(약 225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피아트는 “폭넓고 상호 보완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고급차부터 대중차에 이르기까지 시장 전체를 포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뭉치지 않으면 죽는다
FCA가 르노에 합병을 제안한 이유는 위기의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장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신차 판매가 둔화하는 등 글로벌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차 제조업체들도 신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FCA는 50억유로(약 6조6000억원) 규모의 합병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 중 90%는 구매비 절감과 R&D 효율화,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플랫폼과 엔진 구성을 최적화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두 회사의 합병 움직임이 다른 회사의 생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과 연합하는 게 경쟁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업계는 혼다와 푸조, 포드 등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미래 기술 투자를 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협업, 투자, 인수 등 적극적인 합종연횡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