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러 간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인천 승합차 사고 초등학생 부모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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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축구클럽 승합차 사고 피해자 부모 A씨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축구클럽에 축구한다고 차량에 태워 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유아부터 청소년을 태우고 매일 질주하는 노란차, 안전사고로 죽은 어린이들 지금까지 몇 명이었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출산율 저하라면서 8년동안 잘 길러 놓은 아이 하나 지키지 못한 정부에 그 아이를 가슴에 묻고 울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원통하고 슬픈 엄마들이 묻는다"면서 "도대체 다음 희생자는 어떻게 막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A씨는 "늘 차량 운행하는 사람이 바뀌었는데 그럴거면 제대로 된 교통 보험이라도 들어놨어야 한다"면서 "24살짜리한테 운전시키면서 30살부터 적용되는 책임보험을 들어놓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애들이 사고로 이송됐으면 누가 그 차에 탔는지 제대로 알고 부모에게 빠른 연락을 취해 줬어야 하는데 죽은 아이가 있다는 것 알면서 부모가 누군지조차 모르고 학원에 불러놓고 기다리게 했다"면서 "왜 죽은 아이 엄마를 사무실에서 기다리게 했느냐"고 원망했다.
그러면서 "그 아이가 머리가 찢어지는 고통 속에 엄마를 기다렸을 텐데 바로 가서 만나게는 해줬어야 한다"면서 "축구하러 간다고 나간 아이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몇 번을 전화하며 기다리다 사고 소식을 접했고 사무실에 오라고 해서 갔다가 병원에서 연락이 다시 와서 가보니 천사 같은 아이는 새하얀 시트에 새빨간 피를 잔뜩 묻히고 눈도 못감고 앞니 빠진 입도 제대로 다물지 못하고 숨이 멎은 채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 얼굴에 입을 대니 체온은 남아 따뜻한데 갑자기 양쪽 귀에서 피가 멈추지 않고 흘러나왔다"고 당시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송도 축구클럽 어린이 노란차 교통 사고 피해 부모들은 어린 생명에 대한 안전대책, 근거법 마련에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혐의로 인천 모 사설 축구클럽 스타렉스 승합차 운전자 B(24·남)씨의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이달 15일 오후 7시 58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스타렉스 승합차를 몰다가 신호를 위반해 카니발 승합차와 충돌했다.
그는 이 사고로 차량에 탄 C(8)군 등 초등생 2명을 숨지게 하고 대학생 행인(20·여) 등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전) 황색 신호인 것을 보고 빨리 지나가기 위해 교차로에 진입했다"며 신호위반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다.

'인천 축구클럽 통학차 사망사고'를 계기로 이른바 '세림이법'의 사각지대가 드러나자 정치권이 관련법 개정에 나섰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어린이 통학 차량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강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마련해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의무를 강화한 도로교통법(일명 세림이법)은 유치원, 초등학교, 어린이집, 학원, 체육시설 기관에서 운행하는 어린이 통학버스에 적용된다"며 "이번 사고 차량은 축구클럽 소속으로 해당 법률의 5개 기관에 해당하지 않아 어린이 통학 안전에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비극적인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교육·문화 등의 이용을 목적으로 어린이를 운송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세림이법'을 적용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해 안전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축구클럽은 개업 당시 관할 구청인 연수구에 '자유업종'인 서비스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했기 때문에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자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