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넘자 개인들이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시장이 다시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베팅한 것이다.

코스피 2200 넘자 '인버스ETF' 사는 개인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1~4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82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이다. 이 ETF는 코스피200선물이 떨어지면 하락폭의 두 배만큼 수익을 얻지만, 반대로 지수가 오르면 손해도 두 배로 보는 상품이다. 인버스 ETF 순매수가 많다는 것은 시장을 단기 꼭지로 보고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다음으로 많이 산 종목은 SK텔레콤(807억원), LG유플러스(608억원), KT(512억원), 네이버(443억원), KODEX 인버스 ETF(347억원), 한국전력(330억원) 순이다. 통신주와 유틸리티주 등은 시장 방어주로 인버스 ETF처럼 시장이 하락할 때 유리한 종목이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삼성전자(3766억원), KODEX MSCI코리아TR(3889억원), SK하이닉스(2363억원), 삼성전기(1486억원), TIGER 200TR(1148억원) 등 정보기술(IT)주와 지수 ETF를 순매수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주가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쉽게 벗어나기 힘든 만큼 개인들의 하락 베팅이 먹힐 수도 있지만 매매 시점을 맞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올초 코스피지수가 급반등할 때도 개인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월 한 달 동안 27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것은 2월 말이 돼서였다. 시장 상승세가 둔화한 2월에는 오히려 인버스 ETF를 사지 않아 수익을 낼 기회를 놓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1월 중순에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매수한 투자자는 시장이 하락한 3월 초·중반에도 2~6%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