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화물 시장에서 외국 항공사 점유율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화물 실적 1위인 대한항공이 화물 사업 규모를 축소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물류 시장에서 외항사가 실어나른 화물은 137만3657t으로, 전체의 30.9%를 차지했다. 2013년 26.6%였던 외항사 비중은 2015년 28.2%, 2016년 29.2%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외항사의 성장세는 대한항공의 화물 사업 축소 전략과 무관치 않다. 국내 9개 항공사 물동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한항공이 화물 사업 규모를 줄여 나가자 반작용으로 외항사 비중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한항공 화물 실적은 171만9678t이었다. 전년(175만7107t)보다 2.1%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전체 화물 실적이 2.8%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대한항공은 화물 항공기 규모를 줄이는 등 화물 사업을 재정비해왔다. 수백 대의 화물 항공기를 보유한 페덱스 등 글로벌 물류업체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한항공의 화물 항공기 보유 대수는 올 1월 기준 23대로, 2년 전보다 8대 감소했다. 대신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화물 전용기보다는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대한항공도 화물 사업 전략을 바꿔 2~3년 전부터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