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의 최장기 호황…'너의 이름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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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난달 29일 열린 1월 월례경제 보고에서 74개월 연속으로 경기가 ‘회복중’이라고 판단한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현재의 경기확대기를 지칭하는 합의된 명칭이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일본의 장기 호황기를 두고 ‘진무(神武)경기’ ‘이자나기 경기’ ‘버블 경기’ 등의 이름이 붙었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유명 애니메이션 제목에 빗대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은 무엇이냐는 질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의 최장기 호황…'너의 이름은' 무엇인가](https://img.hankyung.com/photo/201902/AB.18981940.1.jpg)
![[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의 최장기 호황…'너의 이름은' 무엇인가](https://img.hankyung.com/photo/201902/AB.18981941.1.jpg)
1980년대에 51개월간 지속된 ‘버블경기’에 대해선 당대에는 ‘여성의 시대’를 맞이했기에 고대 일본사에 등장하는 여왕인 ‘히미코’의 이름을 따 ‘히미코 경기’라고 부르자는 주장도 있었지만(당시 관련 부처 장관이 자신의 이름을 은근슬쩍 덧붙이려했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사후적으로 ‘버블 경기’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거품경제가 붕괴된 이후 저성장 기간과 1980년대의 고성장이 너무나 대비되기에 ‘버블 경기’라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일본인들이 느꼈던 것입니다.
![[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의 최장기 호황…'너의 이름은' 무엇인가](https://img.hankyung.com/photo/201902/AB.18981939.1.jpg)
2002년 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73개월간 지속돼 기존 2차 대전 이후 최장기 경기회복기를 기록한 ‘이자나미 경기’는 남신 이자나기의 아내 이름에서 따왔지만 이 시기 역시 호황이라는 인상은 그리 강렬하지 않아 널리 쓰이는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의 최장기 호황…'너의 이름은' 무엇인가](https://img.hankyung.com/photo/201902/AB.18981943.1.jpg)
아베 총리의 정책을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선 이번 경기확대기 연평균 성장률이 1.2%에 불과해 11.5%에 달했던 ‘이자나기 경기’는 물론 ‘버블 경기(5.3%)’, ‘이자나미 경기(1.6%)’에 모두 못 미치는 만큼 ‘미지근한 경기’로 부르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일본 경제 전망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가 일본인들의 경제 자신감을 북돋고, 이후 실제로 일본 경제가 되살아난 것은 확실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앞으로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걱정도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이와 관련해 초장기 경기확대기도 조만간 끝을 맺지 않겠냐는 예상도 늘고 있는데요. 과연 후대 역사가들은 최근의 일본 경기에 대해 어떤 이름을 붙일지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