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1박 후 베트남행…비건 도착 일정 고려한 듯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직무대행,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베트남에서 열리는 북미 2차 정상회담의 의제 협의를 위해 20일 오후 베이징(北京)에서 하노이로 출발했다.김혁철 특별대표 일행은 지난 19일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한 뒤 주중 북한대사관에 머물다가 이날 오후 3시께(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하노이행 항공편에 탑승했다.김혁철 특별대표는 미국 측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하노이 도착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하노이로 떠난 것으로 보인다.20일에는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나오는 북한 고려항공이 없어 이날 오후 하노이로 가기 어렵기 때문에 전날 미리 베이징에 나와 북한대사관에서 1박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미국 국무부도 19일(현지시간) 비건 대표가 하노이를 향해 출발했다고 확인했다.이처럼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의제 협상팀이 모두 하노이에 모이게 됨에 따라 오는 27~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논의가 현지에서 본격화될 전망이다.북미는 실무협상에서 북미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세부 절차 등을 담은 '하노이 선언문'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메트로폴 호텔 닷새 연속 방문해 김정은 숙소 유력설 나와회담장 거론 국제컨벤션센터 이어 호찌민 묘소 찾아 동선 점검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소 후보지와 예상 동선, 그리고 회담장 거론 장소까지 폭넓게 둘러봤다.김 부장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 경호를 담당해온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과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의전팀과 함께 의전팀 숙소인 영빈관 맞은편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을 찾았다.김 부장은 전날에도 취재진 눈을 피해 전용 차량이 아닌 일반 승합차를 이용해 숙소를 빠져나가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을 둘러봤다.이날 방문으로 김 부장은 지난 16일 하노이 도착 후 닷새 연속 이 호텔을 찾았다.이에 따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에서 머물 숙소의 결정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투숙한 호텔이기도 하다.다만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김 위원장의 숙소는 최종 단계에서야 결정된 만큼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여전히 있다.베트남 현지에서는 김 부장의 잇따른 방문이 '연막전술'일 수 있다는 얘기와 함께 다른 호텔의 이름도 여전히 숙소 후보지로 거론된다.김 부장 일행은 이어 정상회담장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거론되는 국립컨벤션센터(NCC)를 찾았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치를 정도로 회담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 때문에 회담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줄곧 거론돼왔다.김 부장 일행은 이어 오후에는 호찌민 묘소를 찾아 묘 입구에서 10여분간 머물며 김 위원장의 예상 동선을 확인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은 지난 1958년과 1964년 베트남을 방문, 호찌민 국가주석과 회담한 바 있다.이 때문에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할아버지인 김 주석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차용해온 김정은 위원장은 호 주석의 묘소와 생전 거소, 주석궁을 꼭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김 부장 일행은 이어 인근 베트남 정부청사를 방문, 베트남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북미정상회담 관련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WSJ, 탈북민단체 보고서 인용해 "숙청 후 수백만 달러 몰수해 제재 영향 보완"로이터 "김정은, 잇단 외교관 망명·스파이 '스캔들'에 대미 협상팀 물갈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한국을 향한 자신의 외교적 접근에 반대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적들을 추방하거나 투옥, 또는 처형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WSJ은 탈북민 단체인 '북한전략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북한의 부유한 엘리트층 50∼70명을 숙청하고 그들의 재산을 몰수했다고 전했다.이런 보도는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가운데 나왔다.북한전략센터는 전·현직 북한 고위 관리 20명을 인터뷰해 이번 숙청 작업이 불법으로 부를 쌓은 고위직 간부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보고서 등에 따르면 작년 말 시작된 숙청 작업은 북한 기득권층이 모은 외화 몰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현재까지 수백만 달러를 거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반부패 슬로건을 내건 이 작업은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하에서 반대파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김정은 정권의 재정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미 안보 전문가들과 한국의 전직 정보 관리들이 WSJ에 전했다.대북 제재로 수출이나 국제 금융망 접근이 막히면서 전통적인 외화 획득이 어렵게 되자 숙청 후 자산 몰수로 필요한 재정을 보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김정봉 전 국가정보원 실장은 "이번 숙청에서 많은 경우는 돈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이번 숙청에는 김 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손을 대지 못했던 북한 호위사령부가 포함된 것이 가장 눈길을 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호위사령부 고위 간부들이 지난해 말 수만 달러 상당의 비자금을 운용한 혐의로 숙청됐다는 것이다.호위사령부의 비리가 적발된 후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북한전략센터는 2011년 김 위원장 집권 후 모두 400여명이 숙청됐다고 밝혔다.북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숙청 작업이 북한의 정치적 위기를 보여주는 증거는 아니라면서 김 위원장의 장악력이 여전히 단단하다고 진단했다.다만 대북 제재의 여파로 가까운 미래에 김 위원장이 외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될 것으로 이들은 예상했다.이와 별도로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수의 최고위 외교관들을 숙청하거나 교체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참모들로 대미 협상팀을 새로 꾸렸다는 분석도 나왔다.로이터 통신은 2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발 기사에서 한성렬 전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이 미국을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하고 돈을 챙긴 혐의로 숙청됐다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크 매든은 2명의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한성렬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작년 7월 이후 사라진 상태"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도 한 전 부상이 노동교화소에 수용됐거나 아니면 이미 처형을 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한 전 부상은 2013년 귀국 전까지 여러 해 동안 이른바 '뉴욕 채널'을 담당한 대표적인 대미 외교통으로 지난해 2월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한 이후 자취를 감췄다.통일부도 지난달 발간된 북한 인명록에서 그의 이름을 지웠다고 로이터는 전했다.이와 같은 '스파이 스캔들'에 더해 태 전 공사의 망명, 조성길 전 이탈리아주재 북한대사대리의 잠적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김 위원장이 선친 때부터 활약한 베테랑 외교관들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대신 4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를 대미특별대표로 임명하는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신진급 외교관을 대미 협상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익명을 요청한 한국 정부 관리는 로이터에 "북한의 많은 외교관이 부유한 자본주의 국가들에서의 경험 탓에 이념적 충성을 의심받고 있다"며 "김혁철도 직업 외교관이기는 하지만 충성 테스트를 통과해 북미 협상의 포인트맨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