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5일 서해상에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인공강우 실험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경기 수원 등 내륙지방에서 몇 차례 인공강우 실험이 있었지만 해상에서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청와대 관계자는 “미세먼지 감축 방법을 찾아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인공강우 실험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서해에서 인공강우 물질을 살포해 강수량 변화와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시행일로 잡은 25일은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예상되는 날이다.

실험 당일에 기상 항공기는 충남 서산 앞바다에서 중국 쪽 먼바다까지 날아가면서 인공강우 물질을 살포할 예정이다. 인공강우 물질로 요오드화은(silver iodide)이나 염화칼슘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물질 모두 구름 내 강우 입자와 수증기를 모아 비를 내리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이 두 물질을 비행기에 묻혀 구름을 통과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실험을 주관하는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방식의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인공강우 실험을 해상에서 하는 것은 중국발 미세먼지 차단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이번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앞으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서해를 건너 한반도를 덮치기 전에 인공강우로 농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와 관련해 재난에 준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인공강우 기술은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방책으로 여러 나라에서 시도하고 있다. 인공강우 기술을 미세먼지 저감 등 대기 질 개선에 가장 많이 활용 중인 국가는 중국이다. 베이징에서는 지난해 3월 가뭄과 미세먼지가 심해지자 인공강우를 실시해 많은 눈이 내리기도 했다. 티베트 등 서부지역에서는 사막화를 막기 위해 약 160만㎢의 대규모 인공강우 시설을 건립 중이다. 이 계획은 ‘톈허(天河)’ 프로젝트로 불린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미세먼지가 위험수위로 올라온 태국의 수도 방콕시도 인공강우로 미세먼지에 대처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