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성폭행' 결합한 1건, '공소사실 철회' 가능성 저울질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인 심석희 선수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오는 23일 열릴 전망이다.

심 선수가 주장한 수차례의 성폭행 피해 사실과 조 전 코치가 받는 상해 혐의 사이의 연관성을 수사해 온 검찰 입장에서는 수사 시한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아 매우 난감한 처지에 몰리게 됐다.
조재범 결심공판 23일 전망…검찰 `미묘한 1건' 전략 부심
15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오는 23일로 예정된 이른바 '심석희 폭행' 항소심 재판이 이 사건의 결심공판이 될 전망이다.

결심공판은 형사 사건 재판의 선고 전 마지막 절차다.

검찰이 피고인의 형량에 대해 의견을 내는 구형, 변호인의 최후 변론과 피고인의 최후 진술 등이 이날 이뤄진다.

이에 따라 변론 재개 요청을 내 원래 지난 14일로 예정됐던 선고기일을 미루면서까지 시간벌기를 해 온 검찰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 사건 1심 판결에 따르면 상습상해 혐의를 받는 조 전 코치가 심 선수를 때려 다치게 한 사건은 2017년 말부터 지난해 초 사이의 총 3건이다.

검찰은 이들 상해 3건 중 1건의 경우 심 선수가 고소장을 통해 주장한 여러 성범죄 피해 사실 중 1건과 결합한 형태의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앞서 알려진 대로 폭행과 성폭행이 결합한 범죄가 상해 혐의로만 판결이 내려지면,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일사부재리(판결 확정시 거듭 심판하지 않는다는 뜻) 원칙에 의해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검찰은 이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문제가 된 공소사실 1건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 전 코치가 저지른 폭행이 여러 건이어서 상습상해로 기소한 만큼, 이 1건에 대한 철회는 항소심에서도 가능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공소 취소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이는 철회한 공소사실과 관련한 수사를 통해 추후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반대의 경우, 이 부분에 대해 상해 혐의로도 처벌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검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검찰은 시간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자신의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문제가 된 1건에 대한) 공소사실 철회 또는 유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면밀한 수사가 이뤄진 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재판부가 충분한 시간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사건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중순, 심 선수는 자신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 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