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길병원노조 관계자들이 파업 14일만에 노사 단체협약에 합의하고 병원 1층에서 해산하고 있다. 강준완 기자
1일 길병원노조 관계자들이 파업 14일만에 노사 단체협약에 합의하고 병원 1층에서 해산하고 있다. 강준완 기자
병원 설립 60년만에 신규직원 채용, 임금·인사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천대 길병원노조가 병원측과 단체협약에 합의했다. 병원측은 2일부터 환자들에 대한 정상진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보건의료산업노조 길병원지부 등에 따르면, 이 병원 노사는 전날부터 병원측과 막판 교섭을 벌인 끝에 1일 새벽 6시께 임금·단체협약에 합의했다.

강수진 길병원지부장은 “현재 길병원의 전국 간호등급 3등급을 1등급까지 올리기 위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등 노조의 주요 6가지 요구조건에 대해 병원측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주요 요구조건은 적정인력 충원, 노사관계 정립,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사제도 쇄신, 합리적 임금제도 보장 등이다.

길병원노조는 1일 오전 14일간의 파업을 끝내고 2일부터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병원측과 합의한 임금, 인사, 노사관계, 신규채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에 나선다.

노조는 우선 간호사 인력 156명과 간호보조 인력 28명을 충원해 182개 병상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병원의 간호 3등급을 올해 6월1일까지 2등급, 내년 6월까지 1등급으로 올리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간호사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해 이직률이 높았다”며 “신규인력 채용과 임금구조 개선으로 일할 맛 나는 직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2년 계약이 만료될 경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우선적으로 정규직 채용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노조에서는 의료기술 파트에 많이 모여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순차적으로 정규직화 과정을 밟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난달 19일에는 병원의 전체 입원 환자가 1000여 명이 넘었으나 파업종료 전날까지 150여 명만 남는 등 입원환자들과 내원객들의 불편이 계속됐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의 문제 제기와 상관없이 올해 간호사 590명을 충원할 계획”이라며 “2일부터 정상진료가 시작되면 떠났던 환자들이 다시 찾아오도록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천대길병원 파업현장
가천대길병원 파업현장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