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지난 8월, 경남 거제의 한 작은 분식집에서 주인 아주머니가 자신 앞에 두 남학생을 무릎 꿇려놓고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무런 저항 없이 여주인에게 맞고만 있었다는 학생들, 그 현장엔 두 남학생의 부모들도 함께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아들이 여주인에게 맞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던 부모들은, 얼마 뒤 주인 아주머니를 폭행혐의로 고발하기에 이른다. 폭행을 말리지도 않았던 부모들은 왜 뒤늦게 여주인을 고발했을까. 그리고 주인아주머니는 왜 남학생들을 때렸던 것일까. 평범해 보이는 분식집, 그곳에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기절놀이(?)’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분식집 여주인은 국민청원에 자신의 아들이 학교폭력의 피해자이며, 가해자들이 합리적인 처벌을 받길 바란다는 글을 올린다. 이 글은 피해학생의 학교폭력 내용을 상세히 묘사해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특히 아들이 가해학생들로부터 여러 번 목조르기를 당해 의식을 잃는 기절 상태를 경험했다고 한다. 분식점 주인 아주머니의 아들인, 기호(가명)군은, 친구들의 폭행에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괴로웠다고 제작진에게 토로했다..

정기호(가명) 군은 "(기절했다가) 딱 깨어났을 때 애들이 웃고 저보고 발작하는 거 봤냐고그때 효상이(가명)가 저보고 이랬었어요. ‘이 XX 눈 뒤집히는 거 봤냐’"라고 인터뷰 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과 그의 가족들은 기호 가족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국민청원의 내용은 물론 모든 피해 내용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자신들이 오히려 더 할 말이 많다며 취재진과의 만남에 적극적으로 응한 상대측 학생들과 가족들은, 단 한번도 기호를 기절시킨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가해학생 최선민(가명) 군은 "그렇게 하다가 제가 힘을 줬는데 그때 기호(가명)가 이렇게 숨을 못 쉬니까 친 거잖아요. 기호는 제 손을 쳤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놓아줬어요. 그러니까 기절 안 했죠"라고 말했다.

가해학생 김효상(가명) 또한 "전혀 막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거나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을 보탰다.

어디까지나 가벼운 장난이었다는 친구들과 죽음의 위기를 몇 번이나 겪었다는 기호(가명)군. 국민청원의 내용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 폭력과 우정 사이

한편, 폭행을 당했다는 현장 주변을 끈질기게 탐문하던 취재진은 아이들이 문제의 ‘기절놀이’를 하는 모습이 찍힌 CCTV를 확보할 수 있었다. 양쪽의 주장으로만 들었던 현장을 직접 보게 된 취재진은 뜻밖의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22일 밤 방송된 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제는 어른의 싸움이 되어버린 ‘거제 학교폭력 국민청원글’에 대한 진실과, 친밀함과 폭력성이 혼재되어 있는 10대 소년범죄의 양상을 파헤쳐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