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40% 관세를 낮추고 없애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정상회담에서 통상전쟁을 90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했을 때는 발표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미국은 내년 1월1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려던 계획과 추가로 2670억달러어치에 새로 관세를 매기려던 계획을 90일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車 관세 없애기로 약속"…베일 벗는 시진핑의 양보
중국이 이 같은 미국의 추가 관세조치 유예를 이끌어내기 위해 내놓은 양보 카드의 하나로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를 넣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는 40% 관세율을 적용하지만,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는 차량에는 15% 관세를 매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현재 40%인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없애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를 통해 “미·중 관계는 큰 도약을 이뤘다. 아주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논의가 실제 무역합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은 추가적인 약속으로 1조2000억달러어치를 제안했지만 세부 내용은 여전히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경제팀이 모든 관세를 철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각자의 경제팀에 모든 관세를 철폐하는 일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1일부터 수입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다. 하지만 7월6일 미국이 34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맞서 같은 날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추가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자동차 관세율이 40%로 뛰었다. 반면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27.5%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중국의 추가 관세 부과 이후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은 211대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줄었다. 테슬라는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모든 차종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포드도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감소했다.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올 3분기 중국 시장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농산품 개방과 관련해 “중국과의 이번 협상에서 농민들이 가장 크고 빠른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산) 농산품 수입을 곧바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