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 교역의 75%, 인구 3분의 2를 차지하는 G20 정상들은 이틀간의 정상회의에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컨센서스 구축'이라는 주제 아래 정책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정상들 사이에 이견이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 길은 대화, 대화, 대화 뿐"이라며 주요 정상들에게 '공동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상들이 지구촌의 문제를 풀기 위해 긴박함을 갖고 공익을 토대로 행동해달라"고 주문했다.
세계 경제의 최대 화두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을 비롯해 다자무역 체제, 난민·이민 문제, 환경·기후변화 등 각종 지구촌 난제들이 이번 G20 정상회의 논의 테이블에 올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박 2일간의 정상회의 기간에 펼칠 연쇄 양자회담 행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인 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G20 정상회의 폐막일인 1일 업무 만찬 형식으로 정상회담을 한다.
현재로선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빚어진 갈등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극적인 합의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미·중 정상이 무역전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라 극적 타결은 아니더라도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두 정상이 일단 '무역전쟁 휴전'이라는 큰 틀의 합의를 하고 추후 협상을 통해 세부 이견을 해소하는 실리적인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가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과도 각각 양자 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양자 회담이 잡혔던 메르켈 총리가 전용기 통신장비 고장 탓에 뒤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일로 회동을 미뤘다.
미국은 애초에 예정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은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나포 사건을 이유로 취소했다.
오는 12월 폴란드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도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배후로 거론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별도 회동 성사 여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개막 첫날 국제사회의 따돌림을 받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았다.
줄곧 무함마드 왕세자 편에 섰던 푸틴 대통령과는 '하이파이브 악수'를 나누고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이날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 Mexico Canada Agreement·USMCA)에 서명했다.
폐막일인 1일 발표될 G20 공동성명을 둘러싼 진통은 정상회의 개최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 기후변화협정과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과 관련한 문구를 놓고 각국의 견해차가 큰 상황이다.
미국은 두 사안에 대해 다른 국가들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으며, 공동성명에 이민에 관한 언급이 포함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이날 정상회의 개막 전에 모여 무역, 기후변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사건 등에 대한 공동 입장을 조율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와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될 가능성마저 조심스럽게 우려하고 있다.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소속 5개국 정상들은 비공식 회의를 열어 보호주의를 배격하고 다자주의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G20 정상회의가 남미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경제위기로 추락한 국가 이미지 개선이라는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들어 가파른 물가상승 속에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 6월 국제통화기금(IMF)과 5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대출에 합의했다.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자 추가 협상을 통해 구제금융 규모를 571억 달러로 늘렸다.
내년 10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마크리 대통령은 남미에서 처음으로 열린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평가를 받으면 대선 행보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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