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에 한 병씩 팔린 CJ헬스케어 '컨디션', 숙취음료 시장 26년째 주름잡은 비결은?
1992년 출시된 CJ헬스케어의 ‘컨디션’(사진)은 26년째 숙취해소음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약 3200만 병이 팔려 1800억원 규모의 국내 숙취해소음료 시장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은 6억1000만 병에 달한다. 1.5초에 한 병씩 팔린 셈이다.

컨디션의 장수 비결로는 지속적인 혁신으로 이뤄낸 제품력이 꼽힌다. 끊임없는 성분 개선으로 시장 트렌드를 이끌었다. 2009년 처음으로 국산 헛개나무열매 성분을 첨가해 숙취해소음료 시장에 헛개나무 열풍을 일으켰다. 올해는 진피, 창출, 생강, 감초 등 숙취해소에 좋은 한방 성분을 추가한 제품을 내놨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10월 국내 첫 숙취해소연구소를 경기 이천에 세웠다.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해서다. 숙취해소 효과가 있는 신규 물질을 발굴하고 숙취에 동반되는 증상을 완화하는 새로운 소재를 연구한다.

소비자층을 확대하는 전략도 주효했다. 30~40대 남성 직장인을 집중 공략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12년 피부 보습에 좋은 히알루론산 성분과 비타민C를 첨가한 ‘컨디션레이디’를 선보여 여성 소비자를 겨냥했다. 지난해엔 ‘컨디션CEO’를 내놓고 프리미엄 시장에 뛰어들었다. 월계수 잎, 자리, 선인장 열매 복합추출물을 추가하고 기존 제품(100mL)보다 용량을 50mL 늘렸다.

컨디션은 젊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20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송년회, 신년회 등 술자리가 많은 특정 시기에 집중하던 프로모션을 연중으로 확대했다. 주류 소비량이 많은 목요일과 금요일 밤에는 서울 강남, 건대입구, 홍대입구, 이태원 등 주요 번화가를 집중 공략했다. 최근 20대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뉴트로 문화(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문화)’를 마케팅에 접목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영화 ‘독수리 오형제’를 활용해 회식 전후 에피소드를 재밌게 묘사하는 ‘I’m HERO 컨디션’ 이벤트로 소비자로부터 큰 공감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회사 관계자는 “2014년 중국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 베트남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며 “해외 젊은 층 등으로 저변을 확대해 숙취해소음료 시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