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 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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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청소부>(니이츠 하루코 지음 / 황세정 옮김 / 성림원북스)의 주인공 니이츠 하루코는 프로로서의 직업윤리를 가지고 어떠한 역경에서도 즐겁게 웃으며 긍정 에너지를 발산한다.

공항에 떨어진 조그마한 휴지라도 발견하면 저 멀리에서 쏜살같이 달려와 줍고, 화장실의 드라이어를 분해에 내부까지 샅샅이 청소해야만 직성이 풀리며, 하나의 목표를 정하면 최고가 될 때까지 연습과 훈련을 거듭해 마침내 달인의 경지에 오르고야 마는 근성.

삶의 자세를 놓고 보자면 '행복 철학자'의 면모를 갖춘 그의 이야기는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하지만 현실 속 청소부에 대해 우리는 하찮은 일을 하는 용역쯤으로 여기고 홀대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는 사연이 있다.

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출근했다가 울고 있는 70대 중반 미화 여사님(건물의 청소용역을 직원들이 이르는 말)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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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된 직원들이 사연을 알아보니 이 회사 대표가 아침에 청소하는 미화 여사님을 불러 "맛있게 드시라"며 감을 건넸다고 한다.

미화 여사님은 감을 받자마자 풍기는 냄새와 뚝뚝 떨어지는 홍시 국물로 상한 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앞에서 차마 싫다는 말은 할 수 없었고 그런 본인의 처지가 비참해서 눈물이 났다는 것.

"나이 먹고 건물 청소나 하고 다니니 썩은 것을 먹으라고 준다. 나도 집에 가면 딸이 맛있는 감과 사과도 사줘서 많이 있는데. 돈 벌려고 다니긴 하지만 썩은 걸 먹을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다"는 말을 들은 A씨는 도리어 자신이 미안해져서 "아니에요. 모르고 주셨을꺼예요. 오해겠죠"했지만 감의 상태를 보고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쓰레기통에서 꺼낸 감은 '썩은 감'이 맞았다.

A씨는 "평소 사장님이 나이 먹은 사람 나니까 써준다면서 힘든 일도 시키고 했었는데 정말 너무 한 것 같다. 기분이 우울하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나도 어릴 때 가난했는데 부자인 이모가 놀러 와서 유통기한 지나고 곰팡이 핀 빵을 주고 간 적이 있다. 뭣도 모르고 먹으려고 하는데 엄마가 뺏으면서 우는 거 봤다", "사장님이 심보가 못됐다",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으면 저렇게 되나. 난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남 줄 건 빛 좋은 걸로 주고 나 먹을 건 그거보다 못한 걸로 먹으라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우리 어머니도 미화 일하시는데 저런 대접받고 계실까 봐 서글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