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국 금융 불안 등 악재가 속출하며 세계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7일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달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구매력 평가 기준)는 247.85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3월 250.11 이후 가장 높다.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20개국에서 경제, 정책, 불확실성 등 세 가지 용어가 포함된 기사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느냐를 기준으로 측정한 지표다.

1997년∼2015년 평균을 100으로 설정했다.

스콧 베이커 노스웨스턴대 조교수, 닉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 스티븐 데이비스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가 개발한 지수로, 경제 불확실성과 관련한 연구에 널리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며 불확실성이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혀 갈등의 불씨를 다시 댕겼다.

이에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로 대응했다.

양국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9월 말 예정돼 있던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의 협상도 끝내 불발했다.

신흥국발 위기감도 고조했다.

아르헨티나, 터키에서 시작된 신흥국 리스크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 급락 등과 겹치며 불안이 커진 것이다.

9월 말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이 신흥국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빚어졌다.

이외에도 미국의 11월 대(對) 이란 제재 복원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급등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갈등이 깊어지며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영국이 협의에 이르지 못하고 EU 탈퇴)' 가능성도 거론됐다.

불확실성은 금융 불안 확대로 10월 들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 증시 상승세를 이끈 기술주 실적 우려가 커지며 10일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11일 아시아 증시가 빠르게 떨어지며 '검은 목요일'이 연출됐다.

24일에도 미국 증시를 이끈 기술주가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패닉'에 빠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층 높아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성장 전망경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가장 최근 지표인 7월 기준으로 155.15로 작년 4월(165.40) 이후 가장 높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