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과 예술 작품은 자주 공통점이 비교되곤 한다. 많은 사람이 갖길 원하지만 소유하긴 어렵다. 상류층이 먼저 향유했으나 지금은 대중화됐다.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호텔과 예술 작품의 만남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보인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는 예술 작품을 품은 전시장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듣는다. 2700여 개 예술 작품이 호텔 곳곳에 걸려 있다. 덕분에 학생뿐 아니라 작가들까지 많이 찾고 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겸 건축가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이 호텔의 인테리어뿐 아니라 ‘초대형 프루스트 의자’ 등 공간 조형물도 만들었다. 호텔 로비에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골든 레전드’가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를 조형 작품으로 재현했다. 로비 한가운데엔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 ‘노란 호박’이 있다. 작품 위에는 6200여 개 크리스털 모듈로 다이아몬드를 형상화한 뮌의 ‘당신의 크리스탈’이 반짝인다.

21년간 리츠칼튼 서울호텔로 운영하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문을 연 르메르디앙 서울은 1층을 아예 예술 작품 전시장으로 꾸몄다. ‘M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란 이름의 이곳은 세 개의 전시장이 있다. 국내 신진 작가 작품을 분기마다 바꿔 전시한다. 국내 작가가 한지로 만든 대형 예술 작품을 놓았고, 336개 객실 내부에는 한국 전통 유산에서 영감을 얻은 보자기 패턴의 가죽 칸막이를 마련했다.

특급호텔 말고도 최근에는 3~4성급 비즈니스호텔들도 예술 작품을 들여 놓고 있다. 머큐어 서울 앰배서더강남 쏘도베호텔은 로비와 통로 등에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레지나 갤러리와 협업해 일정 기간 특정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지금은 이춘환 화백의 ‘산의 기운’ ‘달 항아리’ ‘색동월매’ ‘꽃바람 부는 날’ 등의 작품을 전시해 놨다. 오는 10월 말까지 이 화백 작품이 전시된다. 투숙객이 작품 구입을 희망하면 구매도 할 수 있다.

옛 서교호텔을 다시 지은 서울 홍대 인근의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은 아라리오갤러리의 네 번째 분관 ‘아라리오 갤러리 라이즈호텔’을 지하 1층에 운영 중이다. 홍대 인근에 있은 만큼 실험적인 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